"후쿠시마 오염수, 희석해도 안 괜찮다"…日미나마타병 피해자들 호소

65년전 공장폐수에 포함된 수은중독 피해자들의 호소
당시에도 "바닷물에 섞이면 괜찮아" 주장 나왔지만
9년후 1300km 떨어진 곳에서도 미나마타병 확인돼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하다는 정부 주장 못 믿어"
  • 등록 2021-04-20 오후 4:00:07

    수정 2021-04-20 오후 4:29:26

지난 2006년 미나마타병 사건 50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식(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300여명의 사망자를 내 일본 최악의 환경오염 사고로 기록된 미나마타병 집단발병 사태 피해자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을 비난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미나마타병 피해자·지원자 연락회는 전날 미나마타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에 물을 섞어 희석한 뒤 바다에 버리면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를 희석하더라도 바다에 방출되는 총량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먹이 사슬에 의한) 생물 농축으로 메틸수은이 인체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우리는 미나마타병으로 경험했다”고 꼬집었다.

미나마타병 사건은 1956년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 있던 한 화학공장이 지속적으로 방류한 메틸수은 함유 폐수로 주민들이 수은 중독성 신경질환을 얻은 사건이다. 미나마타만에서 잡힌 물고기와 조개를 먹은 지역 주민들은 어패류에 축적된 수은을 간접적으로 섭취해 신경 마비, 언어장애, 난청 등의 증상을 일으켰다.

폐수에 섞인 수은이 바닷물에 희석돼 안전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판박이다. 미나마타병이 공식 확인된 지 9년 뒤인 1966년 미나마타시에서 1324km 떨어진 니가타현에서도 공장 폐수가 원인인 미나마타병이 발견됐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의 거리(455km) 3배에 달하는 곳에까지 수은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미나마타병 피해자인 니가이 이사무(64)씨는 “미나마타병에 걸려 힘들었다”며 “(오염수를) 바다에 흘리는 것은 그만두었으면 한다”고 눈물지었다. 201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수은조약당사국총회에서 수은 피해 근절을 호소했던 마쓰나가 고이치로(57)씨는 “왜 아무렇지도 않게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버리는 걸까”라며 “일본은 세계의 본보기가 되지 못한다. 부끄럽다”고 질책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해 방류하는 물이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며, 인체에 미칠 영향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방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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