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유동성 위기'‥600억 은행빚 연체 비상(종합)

외국계 은행서 빌린 600억 원금 이자 연체
21일엔 산은 900억원 만기도 도래
산은 "외국계은행 연체 해결 먼저" 강조
'정부 직접 지원 쉽지 않다'..가시밭길 예고
  • 등록 2020-12-15 오후 4:31:27

    수정 2020-12-15 오후 9:46:07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쌍용자동차의 유동성 위기가 결국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외국계 은행 3곳에서 빌린 총 600억원 상당의 원금과 이자를 연체했다고 15일 밝혔다. 은행별 연체액은 JP모건 200억2031만원, BNP파리바 100억1090만원,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300억3039만원 등이다.

쌍용차 측은 “해당 대출기관과의 만기연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쌍용차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달 21일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이 900억원의 대출금은 지난 7월 이미 한차례 연장해준 것이다. 쌍용차는 외국계 은행에 이어 산은을 상대로도 만기연장을 협의한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산업은행 측은 “외국계 은행의 연체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600억원의 외국계 은행의 연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산은도 900억원의 대출만기 연장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는 취지다. 만약 만기연장을 받지 못하면 쌍용차는 부도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쌍용차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도 쉽지 않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구조조정 투트랙 전략’을 강조했다. 정상 기업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워진 기업에 대해선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해서 살리되,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예전부터 힘들었던 기업은 구조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최근 세 차례 연속으로 감사의견을 거절당했다. 인도 마힌드라는 지분율을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9월 쌍용차에 대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본질”이라고 했다. 정부의 기준으로 보면 쌍용차는 지원 대상에 포함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정부가 쌍용차를 못 본 척 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쌍용차의 직접 고용 인력은 5000명 수준이다. 쌍용차가 무너지면 협력사와 판매 대리점 등에서 연쇄적인 실직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과거 대규모 정리해고의 아픔이 있는 회사에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사회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쌍용차의 유동성 문제가 뇌관이 될 수 있다”면서 “외국계 은행과 산은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의 자동차 판매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쌍용차는 지난 11월 내수 9270대, 수출 2589대를 포함해 총 1만185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3% 늘어난 수치다. ‘올 뉴 렉스턴’ 신모델 출시에 힘입어 올해 월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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