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은 이들 국가가 불법 마약(펜타닐)과 이민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세를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하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중국과 멕시코는 이 문제를 근절하기 쉽지 않은 만큼 사실상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거기간 밝혔던 10~20% 보편적 관세와 중국에 관세를 최소 60%포인트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공약까지 실현된다면 전 세계가 ‘무역전쟁’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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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도 기존 관세에 더해 10%(포인트)의 관세를 추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관세는 마약, 특히 펜타닐과 모든 불법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을 멈출 때까지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당시 체결한 다자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뒤집는 결정이다. USMCA에 따라 3국은 특정 조건 하에 관세를 사실상 없애며 자유로운 통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긴밀하게 통합된 북미시장에서 25%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사실상 3국 간 무역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어떤 법적 권한을 통해 이를 뒤집을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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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표가 단순히 협상의 시작을 알리는 제안에 불과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애덤 포즌 소장은 이날 한국경제인협회와 공동주최한 콘퍼런스에서 “미국 관세 정책의 핵심 타깃은 중국과 멕시코”라면서 “다른 국가에는 협상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관세부과 소식이 전해지자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통화는 달러 대비 하락하는 등 글로벌 환율시장이 요동쳤다. 류펑위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즉각 “무역·관세 전쟁의 승자는 없다”고 경고했고, 멕시코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리카르도 몬레알 하원 원내대표는 “무역 보복을 확대하는 것은 국민의 주머니를 아프게 할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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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국가에 관세 부과가 실현된다면 한국도 적잖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을 비롯해 TV,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전자 제품이 한국에서 제조된 부품을 사용해 멕시코 공장에서 조립 후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도 공장이 있긴 하지만 멕시코의 저렴한 인건비와 USMCA 관세혜택 등을 활용해 단가를 낮추려는 조치였지만,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재편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지난 2022년 7억달러에 불과했던 대 멕시코 투자액은 지난해 상반기 14억달러까지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기아, 현대모비스, 포스코 등 2000여 기업이 진출해 있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멕시코 진출 기업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트럼프 발언이 우리 기업에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 없지만, 예상 못한 상황은 아니다”면서 “기업들과 논의해 시나리오별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