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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의식장애 환자의 진단이나 수술 중 각성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의식의 깊이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를 만든 것.
고려대는 이성환 인공지능학과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 성과를 거뒀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대학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Nature Communications) 25일자로 게재됐다. 해당 논문의 제1저자는 이민지 박사, 교신저자는 이성환 교수다.
사람의 의식은 지각과 각성 두 가지로 구성된다. 현재 가장 신뢰받는 의식지표는 PCI(Perturbational Complexity Index)로 지각만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다. 또 데이터를 도출하려면 최소 5분 정도의 뇌 신호가 필요하다는 점도 단점이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ECI(Explainable Consciousness Indicator) 지표는 각성과 지각 두 요소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마취 상태를 측정하거나 의식 장애를 진단하는 경우에도 명확한 판별이 가능하다. 1초가량의 짧은 뇌 신호만으로도 의식의 깊이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교수는 이어 “수면, 마취, 질병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의식 지표로서 수술 중 환자의 마취 심도를 측정하거나 식물인간과 같은 의식장애 환자의 진단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짧은 뇌 신호로 신뢰성 있는 지표를 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