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땅만한 잿밥 없다"…부동산 보유 업체 M&A 매력 배가

영풍제지 인수후보들, 진위면 산단 개발부지 관심
센트로이드, 사우스CC 유휴부지 가치 고려 인수
‘뜨거운 감자’ 쌍용차, 평택 부지 활용이 주요 변수
  • 등록 2022-04-12 오후 4:05:21

    수정 2022-04-12 오후 4:05:21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한 매물 가운데 매각 대상이 보유한 유휴부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데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이커머스 사업이 커지면서 물류창고 부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난 탓이다.

사우스스프링스CC 전경(사진=사우스스프링스CC)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는 골판지 원지 제조사 영풍제지(006740)의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해 적격인수후보군(숏리스트)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큐캐피탈이 보유한 영풍제지 지분 50.55%다.

현재 예상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큐캐피탈이 인수할 당시 지급한 금액(650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영풍제지의 개별 가준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따)이 2016년 약 44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138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풍제지가 보유한 부동산이 원매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영풍제지는 종속회사 하북산업개발을 이용해 8만8000평(약 29만1000㎡) 규모의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4산단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해당 부지가 산단으로 지정되면 추가적인 부동산 개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평택시 팽성읍 송화리에 보유한 약 2만㎡(6000평) 규모 부지는 현재 고덕 국제 신도시 개발과 관광특구 지정 등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단 기대감도 크다.

지난해 센트로이드PE에 매각된 사우스스프링스CC 또한 보유 부동산 가치가 높은 매각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센트로이드PE는 기존 최대주주인 BGF리테일(282330) 등이 보유한 지분 100%를 모두 1780억원에 사들였다. 사우스스프링스CC가 18홀 골프장인 것을 감안하면 홀당 100억원에 가까운 가격을 치른 셈이다.

최근 골프장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지만, 홀당 100억원 수준의 가격은 여전히 고가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센트로이드PE는 사우스스프링스CC가 보유한 유후부지에 가치를 뒀다.

센트로이드PE는 약 58만8430㎡(17만8000평) 규모의 부지를 개발해 골프장을 9홀 더 늘린단 방침이다. 여기에 나머지 부지를 물류센터로 개발해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등 추가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당장은 홀당 100억원이란 고가에 인수한 것으로 비질 수 있지만, 유휴부지를 개발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단 점에서 시장의 지적만큼 높은 가격에 사들인 것이 아니란 설명이다.

현재 회생 M&A를 진행 중인 쌍용자동차(003620) 역시 회사가 보유 중인 평택 공장 부지가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쌍용차의 매각가는 약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고, 정상화까진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쌍용차 공장 부지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만큼 해당 부지를 주거 용도로 변경해 아파트 개발사업을 시작하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누구든 회사를 인수할 때 유휴부지 개발 가능성만 보고 인수하진 않지만, 이를 위해 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는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부지 용도 변경이나 인허가 문제, 공사비 등 유휴부지 활용에 따른 다양한 리스크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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