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에 우려 표한 농업계 “피해대책 조속 마련해야”

녹용·열대과일 개방, 국내 양록·과수산업 위축 우려
“피해 우려품목 경쟁력 강화 위한 중장기 계획 필요”
  • 등록 2020-11-16 오후 3:26:26

    수정 2020-11-16 오후 3:26:26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한·중·일 등 15개국이 참여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과 관련해 국내 과수산업 등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농업계 의견이 제기됐다.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 서명식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에 서명하자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RCEP 정상회의 결과 농산물 분야는 136개 항목의 수입 관세가 철폐 또는 인하될 예정이다.

시장이 개방되는 품목은 중국산 녹용과 아세안 열대과일(구아바·두리안·망고스틴·파파야 등), 일본산 청주·맥주 등이다. 핵심 민감품목인 쌀·고추·마늘·양파·사과·배 등과 수입액이 많은 민감품목(바나나·파인애플)은 양허 제외로 보호했다.

최범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대외협력 실장은 이번 RCEP 타결과 관련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을 최소화했다는 정부 평가에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인 만큼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우려의 입장을 나타냈다.

동남아산 열대과일 수입 증가는 국내 과수 산업에 직간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경쟁력, 소비자 기호 변화 등을 고려할 때 국산 과일 소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산 녹용 관세를 인하·철폐할 경우 열악한 국내 양록 산업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일본산 주류 관세 인하·철폐는 장기로 주류의 주원료가 되는 곡물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츨했다.

한국의 주요 농산물 수출국인 중국·일본·베트남 등에서 RCEP 회원국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농산물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실적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 실장은 “RCEP이 국내 농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조속히 관련 영향 평가를 실시해 피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는 영향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RCEP 타결 시 피해가 우려되는 품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육성 계획을 마련하고 국산 농산물 가격 폭락 대비 안정 대책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국내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도 농업 예산 비중 축소 등 현 정부의 농업 홀대도 문제 삼았다.

최 실장은 “내년 농업예산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대 미만으로 떨어져 국정 운영 방향에 농업이 제외되고 있다”며 “농촌 현장의 우려와 불만을 해소토록 국회 협의 과정에서 농업예산을 최소 3%대 이상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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