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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담보 못하는 안진…정권따라 오락가락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원 권선구 구운동의 삼환아파트(1991~92년 준공·총 1680가구)가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아 2차 적정성 검토없이 곧바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게 된 것과 관련해 타 지역의 재건축 추진단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안전진단 통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여의도의 한 재건축추진 단지에 사는 주민 A씨는 “준공 30년된 곳은 안전진단을 통과하는데 40년이 지난 여의도광장 1·2동도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재건축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고 있고 목동이나 노원구 등 30년이 훌쩍 넘은 아파트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안전진단이 건물의 안전성을 평가한다기 보다 정비사업 속도를 조절하는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노원구 공릉동 ‘태릉우성’ 아파트,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 양천구 목동 목동11단지 등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단지들이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2차 적정성검토)을 통과하지 못하고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재건축사업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적정성검토) 통과가 어렵게 된 것은 문재인정부 들어 평가 항목별 배점 중 구조안전성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안전진단 평가 항목은 총 4가지로 구조안전성, 주거환경,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비용분석으로 나뉜다. 구조 안전성은 건물의 기울기나 내구력, 기초침하 등을 평가하는데 현재 이 항목의 배점 비율이 50%로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재건축연한인 30년을 훌쩍 넘긴 아파트가 겉보기에는 허름하고 녹물이 나오는 등 주거환경이 열악해도 구조물 자체가 튼튼하다면 재건축이 사실상 어렵다.
거세지는 안진 완화 요구…“정치색 없애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목소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왔다. 작년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국토교통부를 차례대로 만나 도심 내 주택공급을 위해서는 안전진단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5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 7개(강남·강동·노원·송파·양천·영등포·은평구) 구청장들이 당 부동산특별위원회와 긴급 현안조정회의를 열고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들어서는 민주당 소속 박승원 광명시장이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기존 50%에서 30%로 축소해달라는 내용의 ‘안전진단 기준 개정 협조요청’ 공문을 국회의원에게 보냈다.
현재는 국토교통부 장관 고시에 따라 안전진단 결과가 A~C등급(유지·보수)이면 정비계획을 세울 수 없다. D등급(조건부 재건축)이나 E등급(재건축 확정)을 받아야만 정비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법안이 통과되면 1, 2차 안전진단 결과와 상관없이 정비계획을 먼저 수립할 수 있어 향후 사업이 진행 단계에서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
전 의원은 “서울 소재 아파트 15만4600가구 중 22%가 건축 후 3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며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재건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안전진단 관련 공약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구조 안전성 가중치를 낮추고 주거환경 등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토부가 재건축 단지는 적정성검토 통과한 직후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를 제한했기 때문에 투기세력 유입에 방지책은 마련해둔 상황”이라며 “안전진단은 정치적 판단없이 안전이 목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