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동화 전환기…현대차·한국지엠 노조 “국내 투자 강화해달라”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 노사는 지난달 26일 울산공장에서 임단협 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노사 양측은 코로나19와 반도체 부족난 등을 고려하고 있어 신속한 타결을 이루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을 9만9000원 인상을 비롯해 성과급 30%, 최장 만 64세 정년연장, 친환경차 주요 부품 개발 및 생산 시 국내공장 우선 배치 원칙 등 내용이 담긴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했다. 기아도 이달 중순 노사 상견례를 개시할 예정이다. 기아 역시 기본급9만9000원 인상,정년 65세 연장, 지난해 영업익 30% 성과급 지급 방안 등을 요구한다.
우선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에서 회사의 8조원 규모 미국 투자에 대한 사안과 관련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현지 생산 및 생산 설비 확충 등을 위해 미국 투자를 결정했고 노조는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2021년 단체교섭 별도요구안으로 미래산업 특별협약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은 해외공장을 확대하기 보다는 품질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중심의 국내 공장을 강화하고 4차산업으로 인한 신산업을 국내공장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단협 절차에 들어선 한국지엠 노조는 GM본사에 미래차 관련 국내 투자를 확대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7일 노사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세 차례의 교섭을 진행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오는 11일까지 현지 벤치마킹을 위해 멕시코와 미국 등 방문을 진행한다.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전기차 물량 유치를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미국 GM본사를 방문해 국내에 전기차를 유치해달라는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새로운 변수…사무연구직·소수노조·기업회생
르노삼성자동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노갈등까지 불거지고 있다. 기존 대표노조인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은 1년간 단체협약을 타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측의 직장폐쇄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해 다른 노조들로부터 비판받았다. 결국 소수노조인 새미래노조와 영업서비스노조가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며 새 국면에 들어섰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섭대표노조가 결정된 날로부터 1년간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어느 노조든지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기존 대표노조는 지난 1일 사측의 직장 폐쇄 결정 철회에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에게 현장 복귀 방침을 전달했다. 현재 르노삼성의 4개 노조가 사측에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초는 돼야 교섭대표 노조 확정 공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는 당장 회사가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임단협을 진행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쌍용차 노조는 7일 야간조, 8일 주간조를 대상으로 법원에 제출할 자구계획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자구안에는 기술직 50%, 사무관리직 30% 인원에 대해 2년간 무급휴업을 시행하는 내용이 골자다. 경영정상화까지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관련 무쟁의를 확약키로 한 안도 담겼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삼성, 쌍용차를 제외한 완성체 업체의 임단협이 시작되고 있는데 지난해보다 올해 타결이 더 원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조가 여론 등을 의식해 강성노조의 이미지를 버리고 합리적인 면을 보이려고 하는 점, 반도체 이슈 등이 사측에 좀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