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컨설팅 결과론 만족못해"...주판알 튕기는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7개 후보지 중 5곳 선도사업 후보로
심층컨설팅 이후 참여의사 결정...흥행은 미지수
  • 등록 2021-04-07 오후 5:20:44

    수정 2021-04-07 오후 10:11:34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사전컨설팅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심층 컨설팅 통해 인센티브를 더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참가 여부는 그 이후에 결정할 것이다.”(신길13구역 신미아파트 조합원)

정부가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을 받은 7곳의 정비사업 후보지 중 5곳을 선도사업 후보지에 선정하며 흥행 군불을 지피고 있다. 그러나 후보지들은 사전컨설팅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 상황으로, 심층컨설팅을 받아본 뒤 최종 협의 후 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 국토교통부는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라 도입한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 5곳을 발표했다. 선도사업 후보지는 △영등포 신길13 △중랑 망우1 △관악 미성견영 △용산 강변강서 △광진 중곡 등이다.

선도사업 후보지는 지난해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공모에 참여해 그 결과를 회신한 7개 단지 중에서 사업성 개선 효과가 있고, 주민 동의를 최소 10% 이상을 이미 확보한 5곳이다.

공공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참여하면 각종 도시건축 규제를 완화해 주고 늘어난 가구 수의 절반을 임대주택 등으로 공공 기부하도록 하는 민간·공공 합동 정비 방식이다. 정부가 지난해 ‘8·4 부동산 대책’을 통해 도입했다.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사진=연합뉴스)
박인식 신길13구역 신미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현재 사전컨설팅 결과가 모두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민간 재건축과 비교했을 때보다 나은 규제 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주민 10% 이상이 심층 컨설팅을 받아본 뒤 결정하겠다고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신미아파트는 신길 역세권 입지인데도 복잡한 이해관계로 2007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사업이 장기 지연된 상태다. 사전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현행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 지역으로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현행 대비 258%포인트, 민간재건축 계획 대비 130%포인트 상향하고, 층수도 최고 35층까지 확보할 수 있다. 또 세대수도 2배 늘어난다.

또 다른 후보지인 광진 중곡아파트도 정부의 인센티브를 더 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황보수문 조합 사무장은 “현재 기준 최소 면적이 전용 48㎡지만, LH에서 제시한 사전 컨설팅에서는 35㎡와 44㎡ 비중이 70% 가까이 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단지 내 도시계획도로 등을 포함한 여러 의견을 전달했고 심층컨설팅을 통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곡아파트는 단지 내 도시계획도로가 관통해 효율적 건축배치가 곤란하고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 구청에 사업포기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사전컨설팅에서는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되 인근 지역을 고려해 최고 18층으로 설계하고, 용적률은 현행 대비 206%포인트 상향할 계획을 세웠다.

일부 주민들은 신임 서울시장 아래에 공공재건축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간 재건축 규제가 대폭 완화할 경우 사업성이 별 지 않으면서 오히려 공공재건축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랑구 묵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신임 서울시장이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경우 공공재건축 규제 완화 정도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며 “주민들이 사전컨설팅 결과에 크게 만족하지 않고 있어 언제든 변심이 가능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최종 주민동의률 달성 여부도 변수다. 심층컨설팅 신청은 주민의 10% 동의로 이뤄지는데, 공공시행자 단독 시행에 대한 동의는 토지 등 소유자의 3분의 2, 조합과의 공동시행은 조합원의 2분의 1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용산구 강변강서아파트 인근 B공인은 “심층컨설팅에 참여하게 된 것은 끝까지 들어보기를 바라는 일부 주민들의 의견으로 제안을 받아보겠다는 의미이지 참여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인센티브가 대폭 상향되지 않는 이상 사전컨설팅 결과로는 동의률을 끌어내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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