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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빅데이터 회사 아실에 따르면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5790건이다. 한 달 전(3만1244건)과 비교하면 17.5% 감소했다. 이 회사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지난달 초 3만2289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동구(-29.8%)와 성북구(-26.4%), 송파구(-25.2%), 도봉구(-22.4%) 등에선 한 달 새 전세 물건이 20% 넘게 빠졌다.
일부 아파트에서 전세 물건이 씨가 말라간다. 1142가구짜리 단지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 아이파크’에선 모든 평형을 통틀어 현재 전세 물건이 8건뿐이다. 1012가구 규모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9단지 래미안’에선 단지 전체에서 시장에 나온 전세 물건이 한 건밖에 없다.
연초에는 전세자금대출 축소 등과 겹치면서 성수기에도 전세 물건이 소진 되지 않고 쌓여 전셋값을 끌어내렸다. 그런데 성수기인 3월이 지나 반대로 매물이 소진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주택시장에서 4월은 전세 비수기로 분류된다. 봄 신학기 이사철이 마무리되면서 수요가 줄고 매물이 쌓이는 시기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그간 위축됐던 전세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수요가 늘면서 저렴한 물건부터 점차 소진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닥 친 전셋값..7월 위기 다가온다
공급이 줄면 전셋값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세 물건이 귀해진 지역에선 벌써부터 전셋값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고 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에선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전용면적 102㎡형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한 달 전 거래가(10억원)보다 2억원 이상 오른 값이다. 연초 5억원에도 전용 84㎡형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던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3단지 푸르지오’에선 이달 7억7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면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여름 전셋값 상승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단 계약을 체결하면 최장 4년간 임대 기간과 임대료가 제한되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려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물건이 한정된 상황에서 그간 계약 갱신 청구권 보호를 받던 세입자가 다시 전세 시장에 나오면 전셋집 구하기 경쟁이 더 치열해지리란 시각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현재 서울 등 인기 있는 지역에선 계약 갱신 청구권 사용 여부에 따라 이중가격이 형성돼 있는데 여름 이후부터는 계약 갱신 청구권 물건들이 높은 가격에 맞춰 새로 계약이 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경희 연구원도 “서울 같은 경우 새 아파트 입주가 줄어 전세 물건이 더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세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반전세 형태로 전세 공급이 더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