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아파트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의 윤소연 대표에게 수많은 벤처캐피털(VC)로부터 주목받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아파트멘터리는 2016년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삼성벤처투자의 초기 투자에 이어 지난 2019년 삼성벤처투자와 KTB네트워크, KB인베스트먼트, 일룸 등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연말~내년 초 안으로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계획하는 가운데 이미 이곳에 투자하겠다는 국내 VC가 줄을 서고 있어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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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탄탄한 인테리어 대기업이 즐비한데다 관련 스타트업도 넘쳐나는 가운데 국내 VC들이 아파트멘터리에 주목한 이유는 ‘역발상’에 있다. 모두가 ‘플랫폼 시대’를 선언할 때 과감히 ‘브랜드’를 택했고, 코로나19로 ‘온라인’을 외칠 때 ‘오프라인’으로 뻗어 나갔다. 방송국 PD 생활을 하다가 6년 전 아파트멘터리를 창업한 윤소연 대표는 “인테리어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혁신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몇 남지 않은 분야였다”며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좋지 못한 가운데 업체를 중개하는 플랫폼이 생겨났고,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멘터리가 시장 퀄리티(quality)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산업에서는 업체를 소개한다고 해서 서비스가 완성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VC들도 처음에는 플랫폼이 아닌 브랜드로 접근한 것에 대해 의문을 가졌지만, 서비스를 끝까지 책임지기 위한 아파트멘터리의 선택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함께 동석한 김준영 공동대표는 아파트멘터리를 스타벅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출신인 그는 “최근 다른 업이 어떻게 바뀌었을까를 연구하고 있다”며 “과거 믹스 커피와 원두를 직접 갈아 마시던 시장에서 스타벅스는 바리스타를 통한 서비스 표준화, 고객 경험에 기반한 브랜딩에 집중하면서 가치 소비 시대를 띄웠고, 결국 업 자체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아파트멘터리가 인테리어 시장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라며 “인테리어 매니저를 통한 서비스 표준화에 이어 서비스 신청 순간부터 비롯되는 고객 경험에 기반한 브랜딩을 통해 산업에 필요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에 집중하는 인테리어 브랜드는 이미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윤 대표는 “과거 인테리어 서비스는 기업들이 자제를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형성됐다”며 “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커지면서 가격과 서비스 등을 투명하게 예상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파트멘터리는 처음부터 서비스에 접근한 브랜드”라며 “고객 관점에서 인테리어 시장을 바라보고, 혁신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공략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아파트멘터리의 매출액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연간 1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아파트멘터리는 올해 상반기에만 150억원을 찍었다. 회사는 하반기 리모델링 주문을 반영하면 올해 300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멘터리는 색다른 시도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온라인’을 외칠 때 이 회사는 과감히 오프라인 시장으로 뻗어 나간다. 윤소연 대표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는 온라인 기반으로 고객을 만나다 보니 주요 고객층이 30~40대로 한정됐었다”며 “더 폭넓은 고객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파트멘터리는 지난 8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팝업 매장을 연 데 이어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프리미엄 리빙 편집샵 ‘스톨리’를 개점했다. 최근에는 용산 아이파크몰에 아파트멘터리가 직접 만든 매트리스와 베딩 전문 브랜드 ‘라이프 시리즈’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아파트멘터리는 연말과 연초를 기점으로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회사 구조상 다른 사업보다는 현금 유동성이 안정적”이라며 “많은 옵션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자제 요소 등을 아파트멘터리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윤 대표는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자제를 아파트멘터리화하려고 한다”며 “정보 비대칭으로 고객 신뢰도를 잃었던 인테리어 시장에 아파트멘터리만의 친환경 자제와 IT기술을 곁들여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아파트멘터리의 최종 목표를 물었다. 윤소연 대표는 “수백억 원대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의 의미 있는 규모 확장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인테리어 산업에서 고객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예측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테리어 시장에 잔존하는 정보 비대칭을 없애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