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단골공약 '1호선 지하화'…이번엔 가능할까

우상호·조은희 등 1호선 지하철 지하화 공약
선거때마다 언급…예산·사업성 낮아 무산
경의선 지하화·경의선 숲길 조성 성공적
부동산 시장 자극할 재료란 우려도 나와
  • 등록 2020-12-15 오후 3:33:30

    수정 2020-12-15 오후 3:35:49

[이데일리 하지나 정두리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가운데 선거철마다 나왔던 1호선 지하화 사업 공약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동안 수년째 사업성 검토 과정에서 무산됐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 인근 철로에서 탈선된 채 멈춰서 있는 지하철 1호선 전동열차(사진=뉴스1)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시장 출마기자회견을 갖고 “지하철 1호선 등 지상 구간의 지하화를 추진하겠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서울의 녹지 축을 만들고 도시 단절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출마의사를 밝혔던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경부고속도로, 경부선 철도, 지하철 1·2호선, 동부간선도로 등을 지하화한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지상 철도는 소음·분진 등의 문제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많았고, 악천후 영향으로 열차가 고장나거나 운행에 차질을 빚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지상 철도의 지하화 사업은 선거철마다 언급되는 단골 메뉴다.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지역구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은 인천역~서울역구간(39.1km), 구로역~금천구청역 구간(5.6km), 청량리역~창동역 구간(9km) 구간 등 총 53km를 지하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자들이 경부선·1호선(금천구청~서울), 중앙선(응봉~망우), 경원선(청량리~도봉산), 경의선(서울 서부~수색), 경인선(구로~온수), 경춘선(망우~신내) 등 5개 자치구를 지나는 6개 노선 57㎞를 지하화해 숲길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수조원에 이르는 예산 문제 등으로 사업 추진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2년 당시 1호선 지하화 사업 추진 예산만 13조 5059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2015년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에 대한 지하화 사업을 검토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2조원의 투입 비용에 비해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올해 초 서울시는 4호선 창동역~당고개역 지하화 사업을 두고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지하화 사업의 전례가 없어서 완공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지하화 사업으로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해소해야 하는 부분이다.

2010년 경의선 가좌역에서 효창공원역을 지하화하면서 기존 철도에 ‘경의선 숲길’ 공원이 조성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도 들썩였다. 효창공원앞역 인근 효창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59㎡의 경우 그 전까지만해도 4억원 후반~5억원 초반대에 거래됐다가 공원이 개방되면서 그 해 5억9800원까지 올랐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은 철로로 인해서 동서 단절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엮는 것은 굉장한 파급효과가 있다”면서 “다만 비용 문제도 있고,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면밀하게 검토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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