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지난해 고금리발 부동산 침체기로 청약에 나섰지만 미분양 났던 단지들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줄줄이 완판되고 있다. 반면 아파트가 다 지어졌는데도 팔리지 않고 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되려 늘고 있어 지역별로 분양 시장 양극화 현상이 더 짙어지고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최근 미분양 수치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3.6% 줄어든 6만638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약 7만5000가구를 찍은 이후 3월 약 7만2000가구로 줄어든 뒤 넉 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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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소진은 주로 인천, 수원, 평택 등 서울 인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인 1월만 해도 8052가구를 기록했던 경기도의 미분양은 지난 6월 기준 7226가구로 줄었다. 이 기간 평택은 1447가구에서 1376가구로, 수원은 62가구에서 20가구로 대폭 줄어들었다. 인천도 지난 5월만해도 2697가구를 기록하던 미분양이 6월 2152가구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단지별로 보면 수원 ‘수원성중흥S클래스’의 경우 올해 초인 2월에 1순위 청약을 할 때만 해도 평균 경쟁률을 1대 1일 못채운 단지였지만, 최근 완판됐다.
미분양 소진의 주요 이유로는 자잿값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올라가면서 분양가가 더 높아질 전망이 우세해지면서다.
다만 이 같은 미분양 소진은 인근에 산업단지가 조성되거나 학군 수요가 꾸준한 곳들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입지가 좋지 않거나 호재가 예상되지 않은 곳들은 오히려 준공 후까지 분양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되려 짙어지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준공 후에도 팔리지 못한 ‘악성 미분양’은 전국 기준 9399가구로, 이는 전월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전체 미분양이 줄어든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특히 이는 2년 2개월만에 최대 수치로 2020년 6월 1만 8000여가구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악성 미분양은 수도권 보다 지방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1992가구로, 직전 월보다 23.3% 늘어난 반면 지방은 7407가구로 1.8% 증가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분양 시장 양극화’ 현상이 굳히기에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침체기일수록 입지, 학군이 좋은 곳은 가격이 방어되거나 오르게 되고 연장선상으로 국지적, 지역적으로 양극화는 더 심화될 수 밖에 없다”며 “급매가 소진되면서 가격이 오르는 곳은 오르고 있는데, 분양시장도 관망을 하다가 지금 사는게 낫겠다고 판단되는 곳들은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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