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송지오 “K-패션 세계가 주목..유럽서 럭셔리 브랜드와 승부”

송지오 ‘송지오인터내셔널 회장’ 인터뷰
“클래식 음악·영미문학 등서 영감 얻어”
20일 ‘23파리패션위크FW’ 공개 후 유럽 진출 본격화
“디자인 지속 위해 상업성 추구…디자이너 송지오로 기억되기 바라”
  • 등록 2023-01-10 오후 5:00:42

    수정 2023-01-11 오후 2:24:17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K-푸드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면 이제는 K-패션이 주목을 받을 시기가 왔습니다.”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집무실에서 만난 송지오 ‘송지오 인터내셔널’ 회장은 이같이 말하고 “그동안 한국 브랜드가 세계의 패션 경향과 코드를 맞추지 못했다면 한국 브랜드의 고유함이 통하는 시대가 됐다”며 “국내에서도 하이엔드(고가)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신진 디자이너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자이너는 유행을 좇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것을 표현하는 사람”이라며 “한국만의 독창성을 유행과 잘 접목한다면 세계 무대에도 통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송지오 송지오인터내셔널 회장이 10일 자신의 서울 성수동 집무실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지난해 ‘23파리패션위크 S/S(봄·여름)’와 ‘23서울패션위크 S/S’를 성공리에 마친 송 회장은 오는 20일 ‘23파리패션위크 F/W(가을·겨울)’ 컬렉션을 발표한다. 올해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컬렉션은 현지에서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올해 파리컬렉션의 주제는 ‘반사(Reflexcion)’다. 그는 “이번 컬렉션 발표 이후에 프랑스 파리의 주요 백화점에 입점 등을 계획하고 있는만큼 컬렉션 완성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서울숲과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집무실에서 보낸다. 클래식 음악과 영미문학 등에서 영감을 주로 얻는다는 그의 작업 과정은 얼핏 미술 작가를 연상케 한다. 실제 방안 곳곳에 있는 미술 작품들은 모두 송 회장이 직접 그린 작품이다. 송지오 컬렉션은 주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아트워크(작품)를 그리고 이를 컬렉션으로 입혀서 디자인을 완성한다.

송 회장은 “한 시즌을 준비하는데 6개월이라고 하면 2개월은 유화를 그리고, 2개월은 펜화, 2개월은 의상 디자인 작업을 하는 편”며 “그림을 그리는게 즐거워 계속해서 이 일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지오인터내셔널은 디자이너 컬렉션 브랜드 ‘송지오’를 비롯해 하이엔드 컨템포러리 남성복 ‘송지오 옴므’, 영 컨템포러리 브랜드 ‘지제로’, 디자이너 브랜드 ‘지오송지오’ 등 4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송 회장의 아들인 송재우 대표가 2018년부터 경영을 맡으면서 전국 백화점 등에 64개 점포를 운영하는 등 대중적으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900억원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중 가장 실적이 좋다.

송 회장이 상업성을 추구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디자인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송 회장은 과거 외환위기 시절 여성복 사업을 접은 뼈아픈 경험이 있다.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그는 작년까지 ‘지오송지오’를 라이선스 브랜드로 전개하고 이를 통해 번 돈으로 컬렉션을 해왔다.

송 회장은 “인생을 걸고 디자인 작업을 했다. 대중이 디자이너 송지오로 기억을 해준다면 디자이너로서의 인생에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껏 쌓아오고 훈련해온 것들이 멋지게 완성되는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송지오 송지오인터내셔널 회장이 10일 자신의 서울 성수동 집무실에 브랜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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