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일(현지시간) ‘허니문 끝났나. 트럼프, 절친 머스크에 짜증’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재선 캠페인에 참여한 이 소식통은 “머스크 CEO가 전방위적으로 벌이고 있는 다양한 활동과 소셜미디어(SNS) 소동 등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점점 지쳐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속담에 ‘두 마리 호랑이는 같은 산에서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에게) 100% 짜증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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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음모론’이 사실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머스크 CEO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머스크 CEO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지지론자들이 최근 SNS에서 H-1B 비자 프로그램을 놓고 ‘전쟁’을 벌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머스크 CEO가 중국과 사업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미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육군 중장 출신의 러셀 오너리는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머스크 CEO는 중국과 깊은 사업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가 트럼프 2기 정책에 관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가 중국 상하이에서 기가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한 대중 정책과 대치되는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머스크 CEO는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공산당 간부들과 회동하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오너리는 머스크 CEO가 미국의 기밀 정보를 중국에 유출시킬 가능성도 제기했다.
머스크 CEO는 또 트럼프 당선인 자택 인근의 하루 2000달러(약 300만원)짜리 별장을 빌려 상주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NYT는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대통령직 인수에 적극 관여하려고 마러라고로 이주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해외 정상이나 제프 베이조스 등과 만날 때에도 머스크 CEO가 동석하면서 측근들로부터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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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추측과 음모론이 나오지만, 정작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 CEO는 전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새해 전야 파티를 함께 즐기는 등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목말을 태운 아들 엑스 에이 에이시(X AE A-XII)와 함께 행사장을 찾았으며, 이후 그 모습 그대로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머스크 CEO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만큼이나 트럼프 당선인 옆에 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와 마가 지지론자들 간 SNS 논쟁과 관련해서도 “나는 H-1B의 신봉자”라며 머스크 CEO의 편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