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대 40% 가벼운 휴비스 ‘에코펫’, 현대차 내장재로 쓰인다

트렁크 내부 경량 마감재 소재 공동개발
“에코펫, 기존 소재보다 경량성·흡음성↑”
현재 성능평가 단계로 8~9월 완료 예정
이르면 2024년 양산 차량부터 적용될 듯
  • 등록 2022-06-30 오후 3:27:38

    수정 2022-06-30 오후 9:22:45

[이데일리 박민 기자] 화학 섬유소재 전문기업 휴비스(079980)가 국내 최초로 페트(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를 발포해 만든 소재 ‘에코펫’이 이르면 2024년부터 양산하는 현대자동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트렁크 내부 마감재로 에코펫을 써 기존 소재 대비 흡음성과 경량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박성윤 휴비스 연구소장이 국내 최초 발포 페트(PET)소재 ‘에코펫’(브랜드명)으로 개발중인 차량 경량화 부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휴비스)
30일 휴비스와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양사는 자동차 트렁크 내부 경량 마감재 소재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트렁크 내부 마감재로 쓰이는 까끌까끌한 느낌의 부직포는 여러 개의 흡차음 소재가 하나로 합쳐져 만들어진 것으로 중심재(코어)에는 얇고 딱딱한 폴리프로필렌(PP) 소재가 들어간다. 이 PP를 휴비스가 독자 개발한 에코펫 소재로 대체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에코펫은 페트에 미세한 공기를 주입해 부풀린 폼(Foam)형태의 발포 소재다. 쉽게 말해 투명 플라스틱 생수병처럼 비발포 상태의 얇고 딱딱한 형태의 페트에 기체와 압력을 가해 얇은 스티로폼처럼 부풀렸다고 보면 된다. 발포를 통해 부피가 늘어나는 만큼 동일 면적대비 경량성이 우수하고 내부에 공기층이 존재해 단열성도 좋다. 이러한 장점에 보냉·보온성이 강조되는 배달용 용기와 완충재 역할을 하는 디스플레이 보호 패드 등으로 쓰이고 있다.

휴비스 관계자는 “페트 발포를 통해 중량은 줄이면서도 일정 수준의 강도는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에코펫 기술의 핵심”이라며 “에코펫을 트렁크 내부 마감재 코어 소재로 사용하면 기존 PP 소재보다 무게를 30~4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재 내부에 형성된 공기층으로 단열성과 차음성(소리를 차단하는 성질)도 좋다”고 덧붙였다.

휴비스와 현대차는 이번 주부터 에코펫 소재를 실제 트렁크 내부 마감재로 적용했을 때 기준에 충족하는 흡음성과 물성이 나오는지를 분석하는 성능평가에 들어갔다. 휴비스 관계자는 “현대차에서 요구하는 여러 스펙을 충족하는지 평가하는 것”이라며 “오는 8월~9월 사이에 평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능평가를 마친 이후에는 적용 차종이 선정되고 해당 차량에 맞는 마감재를 성형할 수 있는 금형 재단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금형 재단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실제 차량 적용은 2024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 차종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너시스 급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 과제로 ‘차량용 내부 경량 소재’ 개발을 여러 업체들과 진행하고 있으며 그중 트렁크 경량화 소재는 휴비스와 1차 벤더사 등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 (에코펫 소재로 만든 경량 마감재) 성능평가 중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차종에 적용할지를 정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휴비스는 지난 2000년에 삼양사(현 삼양홀딩스)와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5대 5로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약 54%)를 차지하고 있는 단섬유를 비롯해 장섬유, 슈퍼섬유(고열에 견딜 수 있는 고성능 섬유), 산업자재용 소재 등 연간 76만t의 섬유소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신성장 동력으로 페트 발포 소재 ‘에코펫’을 비롯해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 ‘에코에버’ △생분해 페트 섬유 ‘에코엔’ △접착용 섬유 LMF 등을 개발해 친환경 소재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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