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카카오페이(377300)의 주식을 약 20만원에 매도하며 논란에 휩싸였던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신저가(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시장은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 주식 1만5000주를 1주당 7만5964원에 매수했다. 신 대표가 카카오페이 3만주를 내다 판 지 6개월 만이다.
| 상장 이후 카카오페이 주가추이[출처: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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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신 대표는 지난해 12월 10일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페이 주식 전량(3만주)을 20만4017원에 순매도한 바 있다. 당시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를 맡았던 신 대표 뿐만 아니라 류영준 당시 대표(23만주)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신임 대표(5000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등이 모두 매도에 나서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지난 1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당시 대표는 사퇴를 선언하고 신 대표 등 남은 임직원들이 주식 재매입을 진행하기로 한 밝힌 바 있다. 이번 매수는 당시 선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6개월 이내에 자사주를 팔았다가 다시 되살 경우 차액을 회사에 반환해야 하는 ‘단기매매차익 반환 규정’ 때문에 지난해 매도 날짜 12월 10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이날 다시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다른 경영진 4명도 약속 이행을 위해 이달 중 회사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며 신 대표는 차익 전액(세금 제외 32억원)을 연말까지 매 분기마다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싸늘하다. 실제 이날
카카오페이(377300)는 전 거래일보다 1800원(2.30%) 내린 7만6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신저가를 기록했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코스피가 8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장을 마치는 가운데에도 약세를 보인 것이다.
2대 주주 알리페이의 추가 매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여전히 끌어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장마감 이후 알리페이는 지분 9.8%에 달하는 5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하기로 결정했다. 블록딜 이후 알리페이가 보유한 카카오페이 주식은 5101만5205주(38.52%)에서 4601만5205주(34.72%)로 줄었고 알리페이는 남은 지분을 120일간 보호예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알리페이가 4개월 이후 다시 매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분 매각으로 인해 알리페이가 보유한 잔여 지분 관련 오버행 우려가 불거졌다”면서 “앤트그룹이 사업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투자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앤트그룹은 싱가포르에서 인터넷 은행을 출범하는 등 사업을 재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