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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명품이라 불릴 수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만들겠습니다.”(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 ‘깜짝’ 등장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 있다. 리벨리온이 그 주인공이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6월 경기 분당에 설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다.
정부는 이날 리벨리온을 통해 그동안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국내 팹리스 산업과 관련, 앞으로 지원에 발 벗고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팹리스는 반도체 개발만을 하는 회사다. 생산은 파운드리(전공정)와 패키징(후공정) 등 외주에 맡긴다. 지난해 매출액 193억 57000만달러(약 22조원)를 기록한 미국 퀄컴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국내에서는 리벨리온을 비롯해 200여 개 업체가 활동 중이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에서 십수년간 경험을 쌓은 중견 엔지니어를 비롯해 서울대, 포항공대에서 AI 관련 연구로 박사 과정을 마친 신진 엔지니어들이 리벨리온에 합류했다. 이를 통해 리벨리온은 금융거래와 자율주행 등에 쓰이게 될 A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듯 내로라하는 ‘S급’ 인재들이 의기투합해 창업한 리벨리온은 지난해 11월 카카오벤처스,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5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창업한 지 1년도 안 된 점을 감안할 때 당시 투자는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다. 박성현 대표는 이날 연사로 나서 판교 팹리스 밸리 투자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현재 판교에는 넥스트칩을 비롯해 제주반도체, 아이앤씨테크놀로지, 실리콘마이터스 등 팹리스 업체들이 본사를 두거나 R&D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한 하나마이크론 등 패키징 업체들도 R&D센터 등 거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 유관 협·단체들도 있어 팹리스 생태계를 완성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판교에 본사를 둔 넥스트칩 관계자는 “판교는 팹리스뿐 아니라 패키징, 반도체 유관 단체들이 함께 집적해 있어 팹리스 생태계를 만드는데 좋은 입지를 갖췄다”며 “정부 차원에서 판교에 팹리스 밸리를 조성한다면, 차세대 반도체 R&D 등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