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원(61) 국립국어원장은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록하지 않으면 바로 없어지는 게 언어”라면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올해 역점 사업을 발표했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지역어의 보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게 국립국어원 측의 설명이다. 또한 인터넷 발달에 따른 언어 환경의 급변화는 민간영역의 사전 편찬을 위축, 공공사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
올해부터 2026년까지 70억원을 투입해 국어사전 개편 작업도 들어간다. 장 원장은 “표준국어대사전은 1999년에 만들어진 이후 단 한 번도 전면 개편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재의 언어 생활과는 의미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아 전반적인 개편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어원에 따르면 옥스퍼드 사전에 ‘먹방’ 단어가 등재됐음에도 정작 우리 사전에는 없다. 또 성차별적 용어나 장애인 및 여성비하 예문들도 대대적으로 손본다. 앞서 국립국어원은 미용실, 양산 등 뜻풀이에 나오는 해설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를 삭제한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국립국어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국어 능력 진단 체계를 개발한다. 우선 쓰기부터 시작해, 말하기·듣기·읽기 평가 체계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장 원장은 “국가 차원에서 평가 체계를 만들면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채용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류에 힘입어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면서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국외 한국어교원 인증’(K-teacher)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한국어 AI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대규모 언어 빅데이터(말뭉치)도 구축해나간다. 한국의 경우 약 21억 어절을 구축한 상태로 중국(800억 어절), 일본(40억 어절)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상황이다. 25년까지 누적 25억 어절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