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독립 스튜디오 체제'…자회사 4개 설립, 대규모 희망퇴직도

엔씨소프트, 임시주총서 자회사 4곳 설립 확정
박병무 대표 "연말까지 본사 인원 4000명대 중반으로"
"자사주 100억 매입, 삼성동 사옥 매각 내년 1분기"
  • 등록 2024-11-28 오후 1:17:27

    수정 2024-11-28 오후 1:36:14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경영 혁신 의지 발현, 개발 역량 강화, 조직 효율화 증진에 박차를 가해 엔씨를 내년에는 본격 성장궤도에 올리겠습니다”

2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엔씨 R&D센터 지하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박병무 공동대표가 말하고 있다(사진=엔씨소프트)


박병무 엔씨소프트(036570) 공동대표는 2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 R&D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설 회사 설립(회사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가결하고 이 같이 말했다.

게임별 독립 스튜디오 3곳과 인공지능 연구개발(R&D) 자회사 1곳 설립을 확정하고 향후 창의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설립되는 비상장 게임 개발 법인명은 △퍼스트스파크 게임즈(FirstSpark Games) △빅파이어 게임즈(BigFire Games) △루디우스 게임즈(Ludius Games)다. AI R&D 전담 법인의 경우 ‘엔씨 AI’로 정해졌다. 각 신설 회사의 분할 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는 최문영 TL 개발·총괄 TL캠프 캡틴이 대표를 맡는다. 빅파이어 게임즈는 배재현 LLL Seed 시더, 루디우스 게임즈는 서민석 택탄 개발 총괄 프로젝트C Seed, 엔씨 AI는 이연수 본부장이 각각 대표직에 오른다.

이날 엔씨는 경영 효율화는 물론, 체질 개선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효율화, 자사주 매입, 삼성동 사옥 매각 등을 약속드렸는데 자사주는 5월부터 7회에 걸쳐서 100억원을 매입했고, 삼성동 사옥은 현재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상태로 내년 1분기에는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임시주총장 앞에서 분사 반대 집회 중인 노동조합원들(사진=게임기자단)


이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상반기 중 SI·QA 부문을 1차 분사했고 권고 사직을 추진해 100여명을 줄인 바 있다”며 “이번 분사를 포함해 연말까지 본사 인원을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력 감축과 독립 스튜디오 설립에 대한 배경도 설명했다. 박 대표는 “본사에 많은 인력이 집중돼 좋지 않은 점들이 있었다”며 “절실함, 창의성, 도전정신을 높이기 위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가는 편이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엔씨는 본사 인력을 내년까지 1000명 이상 더 줄여 3000명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대상자 확정 및 내부 조직 정비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가 대규모 희망 퇴직에 나선 것은 12년 만이다.

한편, 이날 엔씨 노동조합은 사옥 정문과 주총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분사 반대에 대한 뜻을 밝혔다. 송가람 엔씨 노조지회장은 “현재 회사는 ‘빈카운터(단기적 재무 성과에만 집착하는 경영진)’ 임원으로 채워져 있다”며 “분사 이후에도 게임 개발과 관련된 본사의 신작평가위원회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독립 스튜디오라면서도 본사가 개발에 관여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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