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26일 ㈜LG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핵심 사업을 정비하고 주력 사업과 성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다”고 선언한 지 열흘 만에 휴대폰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앞서 LG는 구 회장 취임 직후인 2018년 9월 LG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세리스템즈, LG디스플레이 조명용 올레드 사업, 수처리 자회사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 등을 연이어 청산 또는 매각했다. 지난해에도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과 LG화학 LCD용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 구 회장의 삼촌인 구본무 고문을 중심으로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 웍스 등이 LG그룹에서 분리되는 것도 선택과 집중 전략 차원으로 해석된다.
LG전자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것은 전장 사업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 행사에서 “LG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우리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핵심 동력원 중 하나라고 말한다”면서 모빌리티 관련 사업 강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회사 알루토를 출범했다. 오는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LG전자는 마그나와의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모빌리티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LG전자가 MC사업본부 인력을 VS사업본부,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LG에너지솔루션 등 전장·배터리 계열사로 전환 재배치해 고용을 유지하기로 한 것도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던 휴대폰 사업을 접은 LG전자가 조만간 전장과 AI·로봇 등 분야에서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나 합작법인 설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