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파산 위기에 놓인 중국 2위 민영 부동산 개발사 헝다그룹(영어명 에버그란데)이 홍콩 본사 건물 매각에 실패했다. 단일 자산으론 최고 가치를 보유한 건물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 했던 헝다그룹으로선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 헝다그룹 로고(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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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 국영기업 웨슈부동산유한공사(이하 웨슈부동산)가 헝다그룹 홍콩 본사 건물을 17억달러(약 2조원)에 매각하려는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부채 상환을 위해 헝다그룹이 해당 건물 매각을 추진해 왔다고 전했다.
웨슈부동산은 지난 8월 홍콩 완차이 지역에 있는 26층 높이의 ‘차이나 에버그란데 센터’를 인수할 계획을 추진했다. 다만, 웨슈부동산 이사회가 헝다그룹의 부채 문제로 거래를 원활하게 마치는데 잠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차이나 에버그란데 센터는 헝다그룹이 지난 2015년 우호 주주였던 화인부동산(영어명 차이니즈 에스테이트 홀딩스)로부터 약 16억 달러(약 1조9000억원)에 사들였다. 홍콩 상업 및 야간 유흥 지구에 위치해 있어 당시 상업용 건물로선 면적당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헝다그룹은 대규모 차입금을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을 영위해 오다 중국 당국이 대출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급격히 무너져 내리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직면했다. 벌써 세 차례나 달래 채권 이자 지급을 유예하면서 디폴트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헝다그룹은 지난달 23일 2022년 3월 만기 달러 채권의 이자 8350만 달러(998억6600만원)을, 같은 달 29일에는 2024년 3월 만기 달러화 채권의 이자 4750만 달러(568억1000만원)를 지급해야 했지만 각각 지불을 유예했다. 지난 11일에도 1억4800만 달러(약 1776억 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자 지급일을 지나더라도 30일 동안 디폴트는 유예할 수 있지만, 헝다그룹은 오는 23일까지 천문학적 이자를 갚을 방안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헝다그룹은 최근 보유한 자산을 잇따라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자회사 ‘헝다그룹난창유한공사’가 보유한 성징은행 지분을 매각했고, 부동산 관리 자회사 헝다물업 지분 매각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