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금융동맹-ESM 은행지원` 방안에 동조

"방키아 사태, EU차원 관리감독 필요성 입증"
"ESM, 은행지원 자체보단 직접지원 여부가 중요"
  • 등록 2012-05-31 오후 11:39:22

    수정 2012-05-31 오후 11:44:31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사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금융동맹(banking union)`과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을 통한 은행 직접 지원 제안에 동조하는 목소리를 냈다.

드라기 총재는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의회에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 의장 자격으로 참석, 방키아의 부실 규모를 과소평가한 스페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역내 가장 중요도가 높은 대형 은행들에 대해 EU 차원에서 광범위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는 "최근 방키아와 덱시아의 경우를 보면 은행들을 구제해야할 극적인 필요에 직면했을 때 각국 당국자들은 구제금융 규모를 과소평가함으로써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만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그런 실수가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계속 반복되는 것은 최악의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처음에 필요한 자금을 적게 추정했다가 나중에 돈이 더 들어가게 돼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는 것보다는 차라리 처음에 은행 부실규모를 더 추정하는 실수를 범하는 게 낫다"고도 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방키아의 부실규모를 적게 평가했다가 최근 190억유로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총 투입자금은 235억유로로 늘어나게 됐다.

드라기 총재는 "이번 방키아 사태로 인해 우리는 각국 정부 당국에 은행 감독을 맡기는 것보다 중앙 집중화된 감독당국을 가지는 게 더 낫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며 "방키아는 스페인 국내 은행이지만, 부실화는 시스템적인 문제이며 자본확충과 같은 결정은 중앙 집중화된 상황에서 훨씬 더 관리하기 편하고 단순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전날 EU 집행위원회가 EU 차원의 단일 감독기구와 공동의 예금보장 기능을 아우르는 `금융동맹`을 요구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실제 그는 이날 부실화된 은행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유럽 차원의 조직 구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은행 고객들에 대한 예금을 보장해주는 역할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드라기 총재는 ESM을 통해 향후 역내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그너을 보냈다.   그는 "현재 EU 당국은 ESM을 통해 어떻게 은행 자본확충을 도울 수 있을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ESM 자금이 은행 자본확충에 사용되느냐 아니냐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 돈이 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은행에 들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더 큰 이슈"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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