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고용안정위해 합병 후 독립경영 체제로"

16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문제점 토론회
항공업계 노조 "구조조정 우려…노선 겹쳐 조업사 불안도"
"조건부 승인 예상…양사 독립경영으로 제한적 경쟁체제 갖춰야"
  • 등록 2021-09-16 오후 4:08:18

    수정 2021-09-16 오후 7:11:44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업결합(합병) 심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지연되는 가운데 양사 노동조합이 고용안정을 위해 독립경영을 조건부로 제한적 경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과 박상혁·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은 16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아시아나 인력 중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과 박상혁·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은 16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항공업계 노동자들은 양사 기업결합 후 구조조정 가능성을 가장 우려했다. 앞서 대한항공이 여러 차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노조는 여전히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 셈이다.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은 “대한항공이 기자간담회에서 양사의 중복인력이 2000명이며 1년에 1000명이 자연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중복인력 통계에 대한 신뢰성도 없고 자연감소를 기다리면서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합병의 주체를 제외하곤 각계각층에서 동일업종의 인수합병에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항공업계 노동자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취항지 약 85%가 대한항공과 중복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87개 중 단독 노선은 13개다.

심 위원장은 “단독노선이 13개에 불과해 취항지 대부분 해외 지점은 통폐합이 진행될 것”이라며 “아시아나가 직접 위탁을 주는 협력업체 인원은 12개사 약 2362명인데 대한항공의 협력사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겹친다. 과거 조업사의 업무통합이 실시된 적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심 위원장은 “공정위 심사가 늦어질수록 시장 상황은 공정하지 못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공정위가 엄격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요금인상 등 경쟁제한 행위 발생 우려도

양사의 기업 결합 후 요금인상 등 경쟁제한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는 “상당수 국외 노선의 점유울이 50%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점과 합병 후 요금인상에 대해 이를 통제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표적인 두 개의 대형항공사가 하나로 합칠 경우 요금인상 등 경쟁제한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연 2개의 대형 항공사와 3개의 저가 항공사를 하나의 그룹 소속으로 재편해서 독점체제로 만드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일부 언론에서는 노선매각, LLC 등 자회사 매각과 일정기간 가격인상 금지 등을 조건으로 한 조건부 승인을 예상하기도 한다”며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한다면 사회적 과제인 고용안정을 위해 합병이 아닌 양사의 독립경영을 조건부로 해 제한적인 범위 내 경쟁체제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부도 기업 결합 후 고용문제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발표한 이후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혔고 계약서 상에도 위약벌 조항이 있어 국토부도 고용 문제를 지켜보고 있다”며 “노선이 감축되면 현장직에게 영향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노선을 감축하지 말라는 내용을 통합계획안에 일부 반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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