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지표 `흔들`..일자리 성장 둔화될듯

5월중 민간고용 저조..서비스업 고용 `주춤`
기업해고-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증가세 전환
"고용 둔화되는 듯..해고 증가 가능성도"
  • 등록 2012-05-31 오후 10:14:40

    수정 2012-05-31 오후 10:14:40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의 고용지표가 동시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에 발표될 노동부 고용보고서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고 있고 향후 일자리 성장세도 본격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 `해고는 다시 늘고, 고용은 뒷걸음`

3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들이 모두 부진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기업들의 해고는 다시 늘어나는 모양새인데, 고용은 뒷걸음을 치고 있다.

민간 고용조사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5월중 미국 민간 순고용이 13만3000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15만명을 밑돌았다. 앞선 4월 수치도 종전 11만9000명에서 11만3000명으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작년말부터 민간고용 회복을 이끌었던 서비스업종에서 고용이 1000명 순증하는데 그쳤다. 기업 규모별로도 직원 50명 미만의 소기업에서 6만7000명을 순고용한 반면 중간 규모의 기업은 5만7000명, 대기업은 9000명 순고용에 머물렀다.

반면 기업들의 해고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8만3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건 늘어 5주일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37만건보다도 높았다. 2주일전 건수도 종전 37만건에서 3000건 소폭 상향 조정됐다. 추세를 보여주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37만4500건으로, 전주보다 3750건 증가했다.

아울러 민간 컨설팅업체인 챌린저사에 따르면 이달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직원 해고자수는 6만188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7%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이같은 해고 급증은 HP가 2만7000명 가량을 한꺼번에 해고하기로 통보한 영향이 컸다. 실제 올들어 컴퓨터산업부문에서만 3만2559명을 해고 통보한 바 있다.

◇ "고용경기 둔화..해고 더 늘어날수도"

이에 따라 다음달 1일 발표되는 고용보고서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4월에는 비농업 취업자수가 11만5000명 증가한데 비해 이달에는 15만2000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같은 고용경기 둔화가 5월 한 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BNP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여건이 대체로 개선되고 있고 아직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지속적인 상승추세로 간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일부 산업부문에서 고용경기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조엘 프래켄 ADP 회장도 "겨울철 날씨가 이례적으로 따뜻해 고용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대체로 봄철 민간부문 고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최근 경제지표 둔화를 감안할 때 이는 그다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전국적인 실업률 수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바이닝스파크스의 크레이그 디스머크 수석 경제전략가는 "민간고용은 그다지 크게 악화되진 않았다"면서도 "단지 고용이 월평균 15만명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아주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게 현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큰 우려는 실업수당 청구건수인데, 다시 40만건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 수치가 더 늘어난다면 고용 성장은 한 달 10만명 안팎으로 더 줄어들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기업 해고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존 챌린저 챌린저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컴퓨터산업부문에서 더 많은 해고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소비자나 기업들이 기술분야에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지만, 그 지출이 몇몇 기업들에게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빠른 기술 변화와 소비 취향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IT기업들이 해고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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