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월가를 대표하는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글로벌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페이팔(PYPL)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일 경우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엘리엇 측의 요구에 따라 페이팔 주가도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엘리엇 측이 페이팔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엘리엇이 인수한 지분 규모나 주식 취득 배경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 페이팔은 80억달러 규모의 현금 및 단기투자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부채는 거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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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팬데믹이 여전했던 2020년과 2021년까지 페이팔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던 종목 중 하나였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온라인 쇼핑에서의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올 연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액티브 유저수를 7억5000만명으로 2배 늘리겠다는 야심찬 성장 전략을 철회한 뒤로 매도세가 몰리며 주가가 꾸준히 하락 중이다.
페이팔은 지난 2014년에도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모기업인 이베이 지분을 취득한 후 분사를 관철시켜 세워진 기업이다.
이 같은 엘리엇의 지분 매입이 사실이라면 페이팔 주가는 단기간 내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하르시타 라왓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페이팔 주가가 2018년 이전 수준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동종업종 내 비자나 마스터카드에 비해 주가가 너무 부진한 만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행동주의 펀드가 페이팔을 타깃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며 잠재적 후보로 엘리엇과 폴리탄캐피탈, 퍼싱스퀘어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인수합병(M&A)과 같이 과감한 구조적 변화를 통해 혁신에 속도를 높여야만 회사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