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트코인 채굴업체들, 중국 떠나 다시 본토로

값싼 전기 활용해 中서 암호화폐 채굴하던 美기업들
中단속 강화에 포장·물류비·관세 부담에도 엑소더스
"GM이 中공장 폐쇄후 美에 새공장 짓는 것과 같아"
비용부담 및 새로운 채굴지역 물색 등은 새로운 난관
  • 등록 2021-08-23 오후 4:13:49

    수정 2021-08-23 오후 8:42:39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에 암호화폐 채굴장을 뒀던 기업들이 잇따라 다른 국가로 장비를 옮기고 있다. 중국 규제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선언하면서다. 이들 기업은 신규 설비 구축과 높은 관세 등의 적잖은 부담에도 미국, 캐나다 등지로 채굴장을 이전하고 있다.

운임비에 관세까지…“자동차 공장 새로 짓는 것과 같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암호화폐 채굴 기업 비트 디지털은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중국에 있는 2만대 이상의 채굴용 컴퓨터를 다음달 말까지 미국 네브래스카, 조지아, 텍사스 및 캐나다 앨버타 등지로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컴퓨터들을 항공으로 운반할 것인지, 해상으로 운반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컴퓨터 한 대 가격은 1만 2000달러, 한국 돈으로 약 1400만원에 달한다. 운송·보관하는 도중 파손되거나 녹이 스는 경우 피해가 심각한 만큼 포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적지 않은 비용이 쓰이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해상 운임비용이 급등하면서 경제적 부담은 더 늘었다. 이에 더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컴퓨터를 들여올 경우 25% 관세를 부과받는다.

만만치 않은 비용을 무릅쓰고 비트 디지털이 미국으로 향하기로 한 것은 중국 정부가 최근 채굴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암호화폐 채굴 기업들은 그간 전기료 등 원가 절감을 위해 석탄 생산량이 많은 중국 네이멍구나 수력발전량이 많은 윈난, 쓰촨성 등지에 채굴 공장을 뒀지만, 단속 이후 속속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시키고 있다.

WSJ는 공장 이전 작업에 수백만달러가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채굴업체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의 프레드 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채굴하던 기업들은 상당한 재정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채굴 공장 이전 작업은 미 자동차 제조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기존 공장을 폐쇄하고 다른 국가에 새 공장을 건설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저렴하게 전기 공급해야…美서 새로운 부지 개발 중

문제는 채굴업체들의 재정 부담이 단순히 공장 이전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WSJ은 “한정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의 경우 현재 10분당 1개를 채굴할 수 있다. 채굴할 수 있는 물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필요한 컴퓨터 수는 훨씬 더 많이 필요해진다”며 “채굴업체들은 중국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더라도 값싼 전기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는 새로운 지역을 찾아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선 채굴업체들을 수용하기 위한 사업도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텍사스, 사우스다코타, 네브래스카에서 채굴 인프라를 제공하는 업체 컴퓨트 노스는 최근 몇 달 동안 급증하는 수요에 대비해 5개 지역을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텍사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새로운 부지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

한편, 미국 등 해외 채굴업체들 외에 중국 채굴업체들도 채굴장을 자국에서 해외로 이전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으로 컴퓨터를 옮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긴밀하게, 은밀하게
  • "으아악! 안돼! 내 신발..."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