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지난해 서해 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건과 관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7일 “집권하면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당시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 세력은 서해 공무원의 죽음을 ‘은폐’하려 하고, 천안함 용사의 죽음은 ‘왜곡’하려 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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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재인 정부에 국가의 자격을 묻는다”라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유족 측은 지난달 12일 청와대·해경·국방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소송을 진행했고, 1심에서 군사기밀을 제외한 일부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청와대와 국가안보실은 이에 항소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싶나, 정부의 무능인가, 아니면 북한의 잔혹함인가”라며 “불과 1년 전 대통령은 유가족을 직접 챙기겠다고 하셨다. 그러나 연락도 없고, 방문 요청에는 침묵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약속’은 무엇이었나”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오늘 천안함 최원일 함장님의 글을 보았다. 지난 10월 광진경찰서는 천안함 용사의 명예를 훼손한 유튜버를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 11월 30일 동부지검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라며 “경찰은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여러 가설과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국가기관이 정부의 공식수사결과를 전면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국가는 자격이 없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을 정당하게 기리지 않는 국가는 존립할 수 없다”라며 “문재인 정부에 국가의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제가 집권하면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당시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이다. 천안함 용사를 비롯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에 대한 정당한 예우와 지원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라며 “국군장병에 대한 모욕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 국민이 안전한 나라, 제복이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 서해 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지난해 10월 서울 경복궁역 주변 거리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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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지난해 9월 연평도 해상 인근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 이후 해경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씨가 사망 전 총 7억 원이 넘는 자금으로 도박했고 1억 원대 채무가 있었다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이씨의 유족은 청와대에 사건 당일 받은 보고와 지시사항, 국방부에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 해경에 피살된 공무원과 같은 어업지도선을 탔던 동료의 진술조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는 지난달 12일 피살 공무원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유족이 국가안보실·국방부·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국가안보실과 해경이 일부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국방부를 상대로 한 청구는 각하나 기각했다.
이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지난 2일 이씨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한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불복해 같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해경 역시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