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금융위기급 충격도 버틸 수 있다"

고령층 취약성 크다‥국민연금도 소진 우려
핀테크 성장의 역설…은행·보험 전망 불투명
  • 등록 2020-04-20 오후 12:00:00

    수정 2020-04-20 오후 1:07:59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극단적 상황이 벌어져도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잘 버틸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견딜 체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IMF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의 금융부문 평가 프로그램(FSAP) 보고서를 공개했다. 우리나라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국가로 분류되어 정기적으로 FSAP 평가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평가는 2003년, 2014년에 이은 세 번째다. FSAP은 극단적인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취약요소를 미리 발견하는 게 목표다.

IMF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해 평가를 진행한 결과,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복원력(overall resilient)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자료(작년 6월 기준)를 토대로 작성됐지만 FSAP의 스트레스 시나리오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의 크기·지속기간(depth and duration)을 이미 반영했다고 금융위원회는 설명했다. 코로나가 경제 전반에 금융위기급 충격파를 몰고 와도 우리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IMF는 저금리·저성장, 인구 고령화, 핀테크 발전을 포함한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일부 분야에 대한 자세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F는 가계부채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주택가격 하락 충격이 발생하면 고령층 차주의 취약성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국민연금도 현행 추세대로라면 2057년 쯤 기금 소진이 예상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은행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같은 위협이 와도 지방·상호저축·정부소유은행 등 제한적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IMF는 저금리나 핀테크, 비은행 금융기관이 등장해 경쟁이 심화하면서 은행과 보험업권의 미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오픈뱅킹의 법적 근거 마련을 포함해 보안과 운영상 위험도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MF는 정부에 대해서도 미시·거시건전성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있고, 가계부채 등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추진 의지를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금융안정성(financial stability)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한 협의체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비(非)지주 금융그룹 감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자본시장과 불완전판매 등에 대해서도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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