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한식당을 2년째 운영하는 업주 A씨는 ‘배달의민족’ 서비스에 분통을 터트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배민마켓’ 등 신사업을 하면서 기존 입점 업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근 한 고객으로부터 “왜 배달주문을 할 수 없느냐”는 항의를 받았다. A씨가 확인한 결과 정상적으로 영업 중임에도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그의 가게는 ‘준비중’이란 표시가 떠서 배달주문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A씨가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주문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오후 6시~오후 8시)에 주문 가능한 지역을 5km에서 1km로 줄였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배달의민족 측은 그에게 주문 피크시간 때 배달을 담당하는 인력 부족으로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와 관련해 사전에 어떤 정보도 듣지 못했다. A씨는 주문 피크시간 때 주문가능 거리를 축소하고 이후에 다시 거리를 늘려봤자 주문이 늘지 않아 업주들의 손해가 크다고 항변했다.
특히 A씨는 식당을 중심으로 반경 1.5km까지 2900원의 배달요금을 내고 있다. 점주가 이를 지급하면 고객들은 별다른 배달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A씨도 모르는 사이 서비스 가능한 지역이 500m 줄었다. 1km 밖 소비자들도 선택권이 박탈된 셈이다.
A씨는 배달의민족의 바뀐 정책이 배민마켓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생필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인 배민마켓에 배민라이더 인력을 투입하면서 기존 업주들의 주문량을 소화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 논리다. 배민마켓은 일종의 장보기 서비스다. 조리 음식이 아닌 과자와 라면, 생수, 과일, 가정간편식(HMR) 등을 30분 안에 고객에게 배달한다. 서울 송파구에서 시범 테스트한 배민마켓은 현재 강남, 마포, 서대문 등 계속 서비스 지역을 늘려가고 있다. 문제는 배민라이더를 공유하다보면 특정 지역에서 배달 인력 부족 등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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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에는 국내 배달앱 2위인 요기요의 모회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지분 87%를 매각하고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DH가 진출한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합병으로 국내 배달앱 시장의 90% 이상을 DH가 장악하게 되면서 자영업자들은 독점 횡포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는 요기요와 배민이 다른 수수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점주들이 선택해서 입점하고 있지만 사실상 한 회사가 되면 수수료를 올려도 무조건 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음식점 점주 B씨는 “배달 가능거리가 줄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앞으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합병되면 이러한 일방적인 배달앱의 운영방식 변경이나 수수료 인상을 견제할 장치가 없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