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이 18일부터 25일까지 일본, 한국, 몽골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말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태국을 방문한 지 두 발도 안 돼 다시 아시아 지역을 찾는 셈이다. 한국과 일본은 핵심 동맹국이고 몽골은 미·중 패권이 부닥치는 신장 위구르 지역과 인접한 국가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이 도쿄에서 일본 측 인사들과 회담한 후 21일 한·미·일 외교차관 회의를 열어 북한과 지역 안보, 기후변화 등에 대한 3국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춰 최종건 외교부 1차관 역시 20일 도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모리 타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이 나선다. 한·미·일 외교차관협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 2017년 10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한·미·일 외교차관협의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도 차관회담이 열린다. 도쿄 올림픽 개최를 코앞을 앞두고 양측간 회담이 성사된 만큼 경색된 한·일 관계에도 돌파구가 열릴 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 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한·일 정상회담은 이렇다 할 진전 없어 큰 국면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과 몽골의 양자 협의의 주제에 대해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종교 및 신념의 자유, 전통적 문화 정체성과 관습의 존중을 포함한 공동의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를 논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의 대표적 인권 침해 사례로 꼽는 신장 위구르 지역 앞마당에서 민주주의, 인권을 논의한다는 자체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
이날 국무부 발표에서 가장 기대를 받았던 중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로 알려진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 계획은 미·중 정상회담의 사전작업 성격이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았다.
중국에는 차관급 부부장이 여럿 있는데 이들 사이에 공식적인 서열차이는 없다. 다만 러위청은 상무부부장으로 선임 격이며 셰 부부장은 올해 초 막 미국 담당 부부장으로 임명됐다.
올해 초 중국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을 만나겠다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제안을 번번이 거절하고, 대신 그보다 서열이 낮은 웨이펑허(許其亮) 국방부장(장관)과의 회담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회담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해서 미·중 정상회담 역시 무산됐다고 보기 어렵다. 외교가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모두 참가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