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으로 온실가스인 메탄을 유용한 화학원료로 바꾸는 실험을 가상으로 진행하고, 실험실에서 결과를 검증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장현주·김현우 화학플랫폼연구본부 박사팀과 김용태 화학공정연구본부 박사팀이 인공지능 기계학습과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을 활용한 실험으로 기존 대비 10% 이상 높은 수율을 얻었다고 22일 밝혔다.
| 원하는 생성물의 수율은 높이고, 부산물의 생성을 최소화하는 조건을 찾기 위해 사용된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 그림.(자료=한국화학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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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은 석유화학 공정과 셰일 가스에서 나오는 물질이다. 전 세계 연간 메탄 발생량 9억톤 중 92.2%가 난방이나 발전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가 화학원료로 사용된다.
연구자들이 메탄을 화학원료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했지만, 메탄을 산소 투입 없이 화학원료로 직접 바꾸는 촉매공정은 기술 수준이 높고 부산물이 나와 상용화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우선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한 250개의 반응 데이터를 기계학습 모델을 학습시켰다. 인공지능은 기계학습 모델을 통해 스스로 온도, 속도, 압력, 반응기 구조 등 여러 조건을 미세하게 조절하며 만 건이 넘는 가상 조건을 통해 결과값을 도출했다.
연구팀이 가상 실험 데이터를 인공지능의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꿀벌 군집은 꿀이 있는 지역을 탐색하고, 꿀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정보를 수집하며, 수집된 정보들에서 꿀이 많은 곳을 알아내 꿀을 찾고 모은다. 이와 비슷하게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도 여러 가상 실험 조건을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해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의사결정을 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으로 수율은 높으면서 부산물은 적게 나오는 실험 조건을 찾아냈고, 오차 범위 안에서 검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Reaction Chemistry & Engineering’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논문 투고 이후에도 인공지능 활용 연구를 계속해 메탄의 에틸렌 직접전환 수율을 20%까지 높였다.
장현주 화학연 화학플랫폼연구본부장은 “공정이 까다롭고 변수가 많은 연구분야에서 250번의 실험과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짧은 시간에 높은 수율의 반응 조건을 찾아냈다”며 “인공지능 기술로 다양한 화학 반응 조건을 가상 환경에서 찾아내 화학 산업에서 중요한 반응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