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로빈후드·시타델 증권 타깃한 규제안 검토

게리 겐슬러 위원장 하원 금융위원회 출석
"개미 주문 정보 매도, 영국 등에선 금지라던데.."
로빈후드 영업방식에 칼날 들이댈 가능성
로빈후드 거래 정보 먹은 시타델 증권, 거래대금의 45% 점유
  • 등록 2021-05-06 오후 3:37:08

    수정 2021-05-06 오후 3:37:0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규제론자’로 불리는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와 초단타 트레이딩으로 유명한 시타델 증권을 타깃으로 한 규제 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로빈후드의 주 수익원인 ‘투자자 주식 주문 정보 판매(payment for order flow·PFOF)’부터 공매도 정보 공개 강화까지 갖가지 문제에 칼을 들이댈 전망이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사진= AFP)
◇ 개미 주문 정보 ‘시타델’에 팔아 수수료 먹는 로빈후드, 철퇴 가능성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겐슬러 위원장은 6일 하원 금융위원회 참석에 앞서 공개한 모두 발언을 통해 “‘건전한 경쟁’에 위협이 되고 있는 시타델 증권과 같은 트레이딩 업체를 규제할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타델 증권은 미국 상장 주식 및 옵션에 대한 모든 거래대금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시타델 증권과 같은 초단타 트레이딩 회사는 증권거래소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거래소보다 일일 거래대금이 더 많다. 시타델 증권은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에서 단타 매매도 시장을 교란시켜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시장 점유율이 큰 회사로의 점유율 확대가 (금융시장을) 취약하게 만들고 건전한 경쟁을 방해하고 혁신을 제한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시타델 증권의 점유율 확대는 미국 내 개인투자자 주식 투자 붐을 이끌었던 로빈후드와 관련이 깊다. 시타델 증권은 로빈후드의 최대 수익원이다. 로빈후드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겐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개인투자자들의 내건 주문을 시타델 증권 등에게 팔아넘겨 이에 따른 수수료를 먹는다. 일명 ‘투자자 주식 주문 정보 판매(payment for order flow·PFOF)’라고 한다. 파이퍼 샌들러에 따르면 1분기 로빈후드, 찰스 스왑, 이트레이드 등이 벌어들은 PFOF 수수료는 무려 10억달러에 달한다.

겐슬러 위원장은 PFOF 관행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영국, 캐나다를 포함한 다른 나라에선 이런 수수료 지급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이 많을수록 트레이딩 업체는 로빈후드 등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는데 이는 많은 의문점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겐슬러는 로빈후드가 앱 내 기능을 활용,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 증가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의 종류를 제한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로빈후드 등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정보를 시타델 증권에게 보내주면 시타델 증권을 이를 바탕으로 초단타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고 로빈후드도 고객 주문 정보 제공으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가격 정보는 투명하지 않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은 더 비싼 값에 주식을 사거나 더 싼 값에 주식을 팔아 손해를 볼 수 있다. 자주 샀다가 팔았다 하는 행위도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겐슬러 위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로빈후드는 개인투자자에게 자신의 주문 정보가 외부 업체에 판매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SEC로부터 65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만약 SEC가 영국, 캐나다처럼 PFOF 자체를 금지한다면 로빈후드 등은 더 이상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무료 수수료를 유지할 수 없어 기존 사업 구조를 대폭 개편해야 한다.

로빈후드, 게임스탑 매수 유혹 후 공매도 세력과 결탁했나

겐슬러는 게임스탑과 공매도 사태에 대해서도 “악의적인 행위자가 소셜미디어에서 증권 가격을 조작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며 “투자자별 공매도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인기 커뮤니티 레딧에 토론방 ‘월스트릿벳츠(WSB)’를 만들어 게임스탑 매수에 들어갔는데 헤지펀드의 공매도 공격을 받자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로빈후드는 게임스탑 등 특정 주식 매수를 제한한다. 공매도로 인해 하락한 주가가 회복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로빈후드가 월가의 자본과 결탁해 이런 일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헤지펀드 멜빈 케피탈은 게임스탑 공매도로 대규모 손실을 보자 멜빈에 긴급 자금을 투여한 곳이 시타델이다. 시타델과 포인트72 에셋 매니지먼트는 멜빈에 27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와 관련 겐슬러는 “일반투자자들이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영향력 있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악의적인 행위자가 더 걱정”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가를 일부러 끌어올린 후 공매도를 통해 차익을 얻는 등 주식 가격 조작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칼을 들이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총수익스와프(TRS)를 과도하게 이용, 주가 폭락에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대표 빌황 사태와 관련해 TRS 계약의 공개 강화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TRS 계약을 맺게 되면 공시상 노출되는 형식상 계약자와 손익을 감수하게 되는 실질 거래자가 달라진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빌황의 TRS 거래가 은행에 100억달러 손실을 가져올 때까지 규제당국은 관련 거래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겐슬러는 “주요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전체 금융시스템에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점유율이 높은 단일 회사가 실패할 경우 전체 잠재적 시스템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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