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서툴지만 짐승적인 사랑, '드라큘라'의 매력이죠"

뮤지컬 '드라큘라' 네 번째 시즌 출연
'드라큘라 장인' 수식어에 "매회 최선"
"판타지·인간적 면모 공존, 의미 큰 작품"
  • 등록 2021-06-14 오후 2:24:22

    수정 2021-06-14 오후 10:38:28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드라큘라’는 저에게 뮤지컬배우라는 험난한 길을 조금 더 빨리 걷게 해준 ‘지름길’과 같은 작품입니다.”

뮤지컬배우 김준수는 14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근 출연 중인 뮤지컬 ‘드라큘라’가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뮤지컬 데뷔작인 ‘모차르트!’가 제 인생의 변곡점과 같은 작품이라면, ‘드라큘라’는 제가 뮤지컬배우로 불리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해준 작품”이라며 애정을 나타냈다.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주인공 드라큘라 역을 맡은 뮤지컬배우 김준수(사진=씨제스)
‘드라큘라’는 브램 스토커의 소설을 원작으로 200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이다. 국내선 오디컴퍼니 제작으로 2014년 초연해 2016년, 2020년 무대에 올랐다. 이번이 네 번째 시즌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이다.

김준수의 팬들은 ‘드라큘라’ 초연부터 네 번의 시즌 모두 출연한 김준수를 ‘드라큘라 장인’으로 부른다. 김준수는 “‘드라큘라 장인’이라는 수식어는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하다”며 “그래서 더더욱 매력 있는 드라큘라를 보여주기 위해 매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품은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 영화 등으로 제작돼 잘 알려진 스토리지만, 김준수는 뮤지컬만의 매력을 작품 속 러브 스토리에서 찾았다. 그는 “뮤지컬의 드라큘라는 흡혈을 즐기고 사람을 해치는 이미지가 아니다”라며 “일반적이지 않지만 특별한 로맨스, 서툴지만 짐승적인 사랑이 뮤지컬 ‘드라큘라’의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드라큘라’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김준수의 빨간 머리다. 김준수는 초연부터 빨갛게 염색한 머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드라큘라’를 자신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만들었다. 김준수는 “염색을 하면 베개에도 물이 들어 수건을 깔고 자야 할 정도로 곤혹스럽다”며 “빨간 머리를 유지하는 게 쉽진 않지만, 관객에게 초심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이번에도 염색을 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넘버 ‘많은 날들을’(The Longer I Live)을 부르고 있다(사진=오디컴퍼니).
이번 공연에선 배우 신성록, 전동석이 김준수와 함께 드라큘라 역을 맡았다. 김준수는 두 배우와 차별되는 자신만의 드라큘라의 매력을 “사이코적인 기질”에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드라큘라의 시니컬하고 오싹하면서도 섬뜩한 면을 더 강조하기 위해 그런 장면들의 표현을 더 신경쓰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판타지적이고 시니컬하면서도 인간적이고 위트 있는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큘라’는 내게 의미가 큰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드라큘라’는 개막 직전 출연 배우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연습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김준수도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무대에 대한 소중함을 크게 느끼고 있는데, 이번에도 연습 전 이런 일을 겪어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큘라’는 오는 8월 1일까지 공연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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