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이신도 고부가 집중"…CJ제일제당 中공장 생산조정 나섰다

中 돼지고기 수요 위축에 사료용 아미노산 가격 급락
대상 "작년 영업익 12%↓" 잠정 공시…CJ도 부진할 듯
라이신 가격 소폭 반등에도 물류난 등 업황 개선 불투명
CJ 랴오청 바이오테크, 라이신 과립형 아예 생산중단
  • 등록 2024-01-30 오후 3:53:09

    수정 2024-01-30 오후 4:13:31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해 중국 내수침체 영향으로 극심한 부침을 겪은 가축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시장이 올해에도 더딘 가격 회복세와 물류난 등으로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국내 주요 라이신 생산업체들은 실적악화를 면치 못한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최근 주요 생산거점인 중국공장의 라이신 생산량을 조정하고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 아미노산 제품들.(사진=CJ제일제당 홈페이지)


3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은 최근 중국 산둥성에 위치한 ‘CJ 랴오청(요성) 바이오테크’의 라이신 과립형 생산을 중단했다. 해당 생산라인은 다른 소재 호환 생산이 가능한만큼 현재 다른 가축사료용 아미노산 소재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라이신은 과립형과 액상형, 분말형 등 세 가지 제형으로 생산돼 왔는데 최근 중국 공장은 과립형 생산을 중단한 상태로 이는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량을 조정하는 상시적 차원의 조치”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뒤 “해당 공장은 식품 조미소재인 핵산은 물론 8종의 아미노산 소재 호환 생산이 가능해 시장 상황에 맞춰 가동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라이신 시장 불황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신은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필수 아미노산 소재로 가축사료의 주요 소재 중 하나다. 전세계 돼지고기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주요 수출국이나 지난해 현지 내수 침체로 수요가 급감했고 여기에 현지 라이신 생산업체들의 ‘덤핑’까지 이어지면서 가격이 급락한 실정이다.

실제로 또 다른 라이신 주요 생산업체인 대상(001680)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 따르면 2022년 1㎏당 평균 2453원 수준이었던 라이신 가격은 지난해 9월 말 2007원으로 18.2% 급락했다. 중국 정부의 내수진작 노력과 현지 일부 라이신 생산업체들의 가동중단으로 지난해 말부터 라이신 가격이 반등하긴 했으나 소폭에 그쳤고 또 다른 수출국인 유럽은 얘기치 못한 중동발 물류비 급등 악재까지 겪으며 빠른 업황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관련 업계는 CJ제일제당이 라이신을 시작으로 고부가 중심으로 바이오 소재 생산 조정에 나설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립형은 라이신의 기본 제형으로 액상·분말형 대비 수익성이 낮다. 최근 라이신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 역시 액상형을 주로 수입하는 상황”이라며 “라이신과 같이 CJ제일제당이 향후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생산량을 조정하고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신 시장의 불확실한 업황이 계속됨에 따라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실적도 당분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대상은 지난해 매출액(이하 연결기준) 4조1098억원, 영업이익 1232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29일) 잠정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0.6%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0% 감소한 아쉬운 성적이다. CJ제일제당은 아직 지난해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으나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29조1297억원, 영업이익은 22.5% 감소한 1조2905억원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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