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국장에 이례적인 '외교 베테랑' 발탁, 왜?

대통령 5명 거치며 국무부에서 근무
트럼프 행정부 그림자 없애는 게 임무
"전문적 지식보다 정보기관 관계 개선"
  • 등록 2021-01-12 오후 1:35:34

    수정 2021-01-12 오후 1:35:34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지명된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의 모습(사진=AFP)
[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 차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초대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중동 전문가인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이 지명됐다. 베테랑 외교관 출신의 CIA 국장 발탁은 하루빨리 미 정보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자 대(對)이란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올려놨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번스는 세계 무대에서 미국과 국민을 안전하게 지킨 수십 년의 경험을 가진 모범적인 외교관”이라며 “정보기관은 당파성이 없어야 하며 국가에 봉사하는 정보기관 전문가들이 우리의 감사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나의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스는 로널드 레이건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모두 5명의 대통령을 거쳐 33년간 국무부에서 일한 실력 있는 외교관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이끄는 중요한 협상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인과는 부통령 시절 이끌던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함께 외교 정책을 논의하며 연을 맺었다.

번스 지명자의 첫 번째 임무는 CIA를 트럼프 행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일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 정보기관이 정치화되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바이든 당선인은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격받은 정보기관의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난 정보 수집과 분석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이에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번스 지명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대통령 보안팀과 정보기관의 관계 개선”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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