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강남역 인근 노점상 김모 씨(71)가 손에 장갑을 끼고 붕어빵 기계 틀을 연신 뒤집으며 말했다. 이곳에서 파는 붕어빵은 두 개에 1000원.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세 개에 1000원이 `국룰`(불문율의 다른 표현)로 여겨졌지만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 탓에 자취를 감췄다. 김씨는 “밀가루, 팥, 식용유, 설탕까지 안 오른 게 없다”며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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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들은 재료비 인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주재료인 붉은 팥(수입)의 도매가격은 지난 6일 기준 27만 4400원으로 20만 6167원의 평년 평균 가격보다 33%가량 올랐다. 팥을 감싸는 밀가루 가격은 작년과 비교할 때 소폭 감소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재작년과 비교하면 36%가량 뛰었다. 식용유와 설탕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6%, 32% 인상됐다.
그러나 여전히 붕어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사람들은 저렴한 노점을 찾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기도 한다. 이들 사이에선 노점의 위치뿐 아니라 가격과 맛까지 공유할 수 있는 `붕어빵 위치 공유 어플리케이션`(앱)도 인기다. 20대 이모 씨는 “앱에서 붕어빵 종류와 가격, 가게 형태와 출몰 시기, 결제 방식까지 알려줘 유용하다”며 “운이 좋으면 1000원에 4개를 주는 곳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요즘에는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 먹거나 에어프라이어 등으로 조리하는 가정간편식 냉동 붕어빵을 찾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주부인 50대 강모 씨는 “길에서 사 먹는 옛 정취를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가격과 품질이 괜찮고 무엇보다 위생적이라 붕어빵이 생각날 때 종종 마트에서 구매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