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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인 ‘고령 리스크’ 우려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유권자 13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공개한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인 57%는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과 나이가 두 번째 대통령직 수행에 심각한 제한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1942년 11월 20일생인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2024년 11월 5일) 때는 거의 82세에 이른다. 재선 임기를 다 채운다면 86세에 가깝다. 나이에 비교적 무던한 미국마저 80대 중후반 대통령 가능성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의 88%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우려했다.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우려가 약간 덜했다. 미국인 30% 정도만 대통령직 수행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봤다.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퇴임할 때 82세다.
심지어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75세 이상 정치인에 대해 강제로 정신 감정을 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76%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것 역시 공화당 지지자들(84%)이 민주당 지지자들(70%)보다 더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고령 리스크에 더 노출돼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정신 감정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대통령직 수행에 연령 상한을 두는 문제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76%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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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CNN이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5~31일 실시한 조사를 보면, 내년 대선에서 리턴매치가 이뤄질 경우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46%,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로 각각 나타났다. 그 외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동률(47%)을 기록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팀 스콧 상원 의원,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 역시 바이든 대통령을 2%포인트 차이로 따돌린 것으로 집계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가 신체적·정신적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응답은 73%에 달했다.
바이든 대통령 쪽은 비상이 걸렸다. 그의 러닝 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매일 같이 일한다”며 “그의 리더십 아래 정부가 이룬 일들은 혁신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괜찮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대편 공화당 소속인 매코널 원내대표의 건강을 적극 옹호해 주목 받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만 “필요하다면 국정 최고책임자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다소 여운을 남겼다. 바이든 대통령 유고시 해리스 부통령은 권력 승계 1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