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우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폐렴` 환자가 속출하자 중국인의 국내 입국을 금지시키자는 요구가 일어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불가능한 조치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설령 채택하더라도 부작용이나 위험성이 더 클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중국인 입국금지 요청`이라는 청원글이 등장했고, 이 글이 올라온 지 닷새 만인 이날 오전 11시 현재 50만명 넘게 서명했다.
이는 전문가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7월 에볼라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당시 “국경 폐쇄나 여행 및 무역 제한을 두어서는 안된다”며 “국경을 폐쇄하거나 여행·무역을 제한할 경우 오히려 모니터링 되지 않는 사람, 물건의 비공식적인 국경 이동을 발생시켜 질병의 확산 가능성을 높인다”며 부작용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라는 전제를 깔면서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완전히 배제해선 안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지난 2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등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지금은 중국 관광객에 대한 입국금지가 필요하지 않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중국 환자 변화 추이를 시간 단위로 쪼개 관찰하고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중국 관광객에 대한 입국 금지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말레이시아 정부가 27일 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시가 속한 후베이성에서 오는 중국인의 입국을 일시 금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중국 우한시와 후베이성에서 오는 중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후베이성에서 오는 중국인이라면 무비자 입국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비자 소지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