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논란에 이재명 소환한 허은아...고민정 "李도 장애갖고 있다"

  • 등록 2022-03-30 오후 2:29:05

    수정 2022-03-30 오후 2:29:0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련 발언 논란을 두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설전을 벌이며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을 ‘소환’했다.

30일 YTN ‘뉴스앤이슈’에 출연한 고 의원과 허 의원에게 이 대표의 전장연 시위 관련 발언 논란이 화제로 주어졌다.

먼저 허 의원은 “오해를 끼쳐 드린 부분이 있다면 더 소통하면서 오해가 없도록 해야된다”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에서 얘기했던 고속버스 등에 대한 장애인 저상버스 도입을 이야기했던 사람이 이준석 대표다. 선거 기간 내 장애인 단체를 가장 많이 만났던 대표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2월 8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이재명의 굽은 팔’ 출판 간담회에서 출간 소감을 밝히던 중 소년공 시절 사고로 굽은 왼쪽 팔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대표는 전장연이 출근길 서울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세워놓고 시위하는 방식 등을 비판하며 “수백만 서울 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라고 규정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전날 윤 당선인 인수위를 만난 자리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윤 당선인 측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도 ‘이 대표의 전장연을 향한 비판 발언을 윤 당선인이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김은혜 대변인은 “장애인 이동권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이 잘 이행되도록 하는 것은 과제”라며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저상버스 도입 등을 포함해 장애인 이동권을 지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이 갈라치기 하려고 계속 인수위에 이런저런 질문을 하나 본데 김은혜 의원이 언급한 당선인의 저상버스 공약을 만든 게 이준석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또 전장연을 향해 “사과 안 한다. 뭐에 대해 사과하라는 건지 명시적으로 요구하라”며 “전장연이 어떤 메시지로 무슨 투쟁을 해도 좋다. 불법적인 수단과 불특정 다수의 일반 시민의 불편을 야기해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잘못된 의식은 버리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 논란에 대해 “오해로 넘어갈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요 며칠 (이 대표가) 굉장히 독선적인 선택과 말들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의 표현을 지적하며 “그들에 대한 또 다른 가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허 의원은 “경선 때 이낙연 후보께서 이재명 후보께 했던 말을 아마 기억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의 발언을 되새겼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의 TV토론에서 경쟁 상대인 이재명 상임고문의 2011년 성남 시절 했던 행동을 언급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철거민들이 와서 항의하니까 몸싸움을 하고 고소, 고발을 했다든가,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을 쫓아내고 겨울철에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상임고문은 “전부 다 왜곡된, 사실이 아닌 것”이라며 “이런 게 진짜 네거티브”라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가 언급한 이 상임고문의 행동이 담긴 영상은 2017년 대선 때도 논란이 됐다. 2011년 이주 대책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집회를 하던 판교철거민대책위원회 사람들이 찾아와 이 상임고문과 몸싸움을 벌이는 내용이다.

이 상임고문은 당시 “철거민을 빙자해서 불법적 요구나 특혜를 강자의 방식으로 관철하는 것은 허용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결국, 철거민 10여 명을 집단폭행 및 무단침입 등의 협의로 고발했고 일부는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뉴스1)
허 의원은 과거 사례를 내세워 “장애인이라든가 약자에 대한 태도, 인식에 대해서 정말 심각한 것은 이재명 후보가 아니었나”라며 “(이 상임고문과) 함께 일하는 분들은 어떻게 말할지 궁금하다”고 공세를 펼쳤다.

고 의원은 “아직까지 계속 방어만 하려 들고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에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김종인 전 대표, 홍준표 의원 등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정치 원로들께서도 이 대표의 거침없는 언사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깔끔하게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사과할 건 사과하면서 넘어가는 게 진짜 젊은 정치인다운 모습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허 의원은 “그분(이 대표)이 사죄를 할지, 안 할지에 대한 것까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이 후보 과거 사례 관련 민주당) 내부 관리 먼저 해야되는 것 아니냐”라고 맞받았다.

고 의원은 “이런 게 바로 마타도어”라며 “이재명 후보야말로 본인이 장애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 상임고문은 소년공 시절 프레스에 팔을 다쳐 장애를 입은 왼팔을 사진으로 공개한 바 있다.

설전은 벌인 두 의원은 방송을 마치면서도 서로 겨냥했다.

고 의원은 “이런 토론의 자리가 서로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자신의 비전을 얘기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는데 정쟁으로만 자꾸 끌고 가려는 모양새들이 국민에게 좋지 않게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의원도 “고 의원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저희는 미래를 얘기하고 싶다”며 “제가 분명히 소통에 대한 얘기를 드렸음에도 억지, 억가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릴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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