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사 배넌 다시 법정으로…사기·돈세탁 혐의

트럼프 사면에도 뉴욕주 검찰에게 다시 기소
대통령 사면권 주정부에는 영향 안 미쳐
  • 등록 2024-11-13 오전 7:33:19

    수정 2024-11-13 오후 3:46:50

스티브 배넌(오른쪽)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극우 성향 정책 구상과 선거 전략 등을 제공했던 ‘책사’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다시 법정에 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배넌은 1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주(州)법원에서 사기혐의 재판을 앞두고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인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과정에서 기부자들을 속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맨해튼 지방검사 앨빈 브래그가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배넌은 기부금 전액이 미국과 멕시코 간의 장벽을 건설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기부자들에게 약속했지만, 수십만 달러를 모금활동의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콜페이지의 계좌로 전용했다. 미 공군에서 훈장을 받은 참전용사인 콜페이지는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배넌 측 변호인들은 배넌이 합리적인 경비를 지불하기 위해 콜페이지의 계좌로 자금을 이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배넌은 같은 혐의로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됐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2021년 1일 임기를 마무리하기 전 배넌을 사면했다. 그러나 이듬해 뉴욕주 검찰은 동일한 혐의로 배넌을 기소했다. 대통령의 연방사면권은 주 차원의 기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콜페이지는 2022년 4월 연방 사기 및 세금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4년 3개월형을 받아 복역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콜페이지 등 같은 혐의로 기소된 두 사람에 대해서는 사면하지 않았다.

배넌은 오는 12월 9일부터 재판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날 심리에서 배넌의 변호사인 존 카만은 배넌의 재판을 1월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제출할 추가 증거를 검토할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에이프릴 뉴바우어 판사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이번 증가가 재판서 인정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오는 18일 심리를 열겠다고 밝혔다.

배넌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서 주요 고문 역할을 맡았고, 2017년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임명되었으나 트럼프와의 불화로 그 자리를 떠났다. 이후 그들은 관계를 회복했고, 배넌은 2021년 1월 6일 미국 연방의사당 공격을 조사한 민주당 주도의 하원 위원회에 문서를 제출하거나 증언하기를 거부한 혐의로 의회 모욕죄를 받아 4개월을 복역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공식적인 직함을 받진 않았지만, 자신의 팟캐스트 ‘워룸’을 통해 트럼프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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