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국민의힘이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담화에 대해 맹비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연평도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 1주기를 맞은 날이었다.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시작한 야당 지도부는 일제히 문 대통령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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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원내대표 이 자리에서 “진실을 밝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유족들에게 했던 문 대통령의 약속은 1년이 다 되도록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대북 억지력을 등한시한 채 선거를 위한 정치적 이벤트에만 매달릴수록 굴종적 자세에 대한 국민 비판과 정권교체 열망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주장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북한의 거듭되는 핵무장 강화,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촉구해도 모자랄 판에 허울 좋은 종전선언을 제안했다”며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환상 같은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군 장성 출신인 한기호 사무총장도 이날 “망가진 레코드판을 또 돌리는 것 같은 잡음”이라며 “구걸해서 얻는 것은 굴종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줄기차게 종전선언 제안을 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면서, 연설문을 누가 초안을 잡고 감수를 했는지 의심이 든다. 혹시 김정은이가 감수한 것은 아닌가”라며 “그만큼 김정은 대변인 노릇을 하고도 김정은의 마지막 친구로 남겠다는 의지는 정말 눈물겹다”고 비꼬았다.
양준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가 선행돼야 하고, 이것이 국제사회가 합의한 대원칙”이라며 “세계 각국이 코로나와의 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지독한 짝사랑만 보여준 대통령의 현장 연설은 상호 간에 민망함만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총회엔 화상 진행하자는 권고까지 무시하고 굳이 찾아간 것 아니었나. 시급한 국내 현안들과 자영업자 절규 뒤로하고 참석한 연설로는 몹시 한가롭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