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수목원 전경. (사진=국립수목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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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국립수목원이 고가의 연구시설 장비를 구매한 후 1년에 단 1차례도 사용되지 않거나 불필요한 장비를 선구매하는 등 예산 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정보위원장)이 16일 밝힌 산림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립수목원이 보유한 43대(총 24억 8000만원 상당)의 연구시설 장비 중 13대는 지난해 단 한번도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단 한번도 사용되지 않은 장비는 모두 6대였으며, 보유 장비 중 최고가인 1억 4000만원 상당의 주사전자현미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사용된 적 없이 방치돼 있었다.
고가의 장비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사유를 보면 △필수 자격증 부재 △관련 실험 부재 △실험담당자 장기 부재(육아휴직) △운용공간 부족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드론의 경우 운행에 필요한 자격증을 갖춘 직원이 없지만 지난해 9월 3500만원 상당의 열화상 무인비행기(드론)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반년이 지나서야 올해 4월에 연구원이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단 이틀 동안 5시간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고가장비의 보유 필요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장비부터 선구매한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라며 “구매 전 장비 활용계획에 대해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현재 보유한 장비가 산림 과학 발전을 위해 이용될 수 있도록 타 기관 이전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