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월트디즈니는 2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서(디즈니 회계연도 기준 3분기) 215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망치 209억9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10달러로, 역시 전망치 0.98달러보다 좋았다.
더 눈에 띈 것은 가입자 증가세다. 넷플릭스가 가입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는 2분기에 1440만명 늘어, 누적 기준 1억5200만명을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와 훌루(4600만명), ESPN플러스(2300만명) 가입자를 합하면 2억2100만명으로 넷플릭스의 가입자 2억2000만명보다 많다.
월트디즈니는 오는 2024년까지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만 2억1500만~2억4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이 목표치는 기존 목표치 2억3000만명~2억6000만명에서 1500만명 줄어든 수치다. 경기둔화 등으로 가입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실적 호조는 테마파크 부문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수년간 죽 쑤던 테마파크 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대비 72% 급증한 74억달러를 기록했다. 고객 1인당 지출액은 10% 증가했고, 호텔 점유율도 90%까지 높아지는 등 전반적으로 개선된 흐름을 나타냈다.
스트리밍 부문의 수익성 악화도 문제다. 실제 디즈니는 2분기에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ESPN플러스에서 총 11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의 이용자 1명당 평균 수익도 5% 감소했다. 가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요금이 저렴한 상품의 이용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디즈니는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는 동시에 수익성 회복을 위해 가격 인상과 광고요금제 출시라는 카드를 꺼냈다.
디즈니의 최고 재무관리자(CFO) 크리스틴 매카시는 “디즈니플러스의 광고 빈도는 훌루보다 낮을 것”이라며 “높은 콘텐츠 비용으로 올해 디즈니플러스의 손실 확대가 예상돼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디즈니의 주가는 전일대비 3.98% 오른 112.4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고 시간외 거래에서 6%대의 추가 상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