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홍콩에서 한 시민이 홍콩 정부를 지지한다는 피켓과 함께 중국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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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주요 7개국(G7)이 홍콩 자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홍콩 사태 배후에 서방국가가 있다는 주장을 강화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오후 홍콩 센트럴역 인근 한 공원에서 홍콩 시민 100여명이 모여 중국 내정에 관여하는 미국의 횡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홍콩 폭도는 미국이 만든 것” “미국 검은 손, 즉시 거둬라” 등 구호를 외치며 주홍콩 미국 총영사관까지 행진했다.
집회에 참여한 저우훙성 홍콩방쟈교우회 이사장은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폭도들의 난동을 배후에서 지지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우리는 중국 내정 개입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 언론이 미국 자금이 홍콩 시위를 돕고 있다고 보도한데 대해 동조하며 거리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배후설을 재차 제기하며 홍콩에 대한 무력간섭 명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망은 미국이 홍콩 시위대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날 보도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미국국립민주주의기금(NED)이 홍콩 인권 조사 명목으로 지난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총 1500만홍콩달러(약 23억원)를 지원했고 그 산하기관을 통해 홍콩 반대파 조직에 395만달러를 지원했다. 그러면서 홍콩 반대파 인사가 NED를 방문한 뒤로 홍콩 폭력 시위 양상이 격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을 포함한 G7이 홍콩 시위에 중국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회의에서 홍콩의 자치를 지지한다는 내용을 성명에 담았다. 이들은 “홍콩의 번영을 위해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폭력적인 사태로 진전하지 않도록 대응하라고 촉구하며 중국의 개입을 견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