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노조 “조합원 잔업·특근 하지 마”

2일도 정의선 회장 자택 앞 ‘한남동 집회’ 계속
10월 26일부터 총 13회째 게릴라성 시위
“주말 ‘규찰대’가 나와 공포분위기 조성”
  • 등록 2024-12-02 오후 1:50:19

    수정 2024-12-02 오후 1:50:19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단속반을 편성해 조합원들이 잔업과 특근을 못하도록 감시하는 등 노조 지도부의 한남동 주택가 시위 강행으로 비롯된 내부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이날 서울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이른 오전부터 대형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게릴라성 시위를 강행했다. 지난 10월 26일 시작된 주택가 시위는 지난달 18일부터 주 2회에서 3회로 횟수가 늘었으며, 이번이 13번째다.

임단협과 무관한 주택가에서 자극적 문구가 적시된 현수막과 피켓 등을 들고 벌이는 시위에 인근 주민들은 커다란 불편을 호소하고 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성과금 지급을 요구하며 한 달 이상 벌였던 파업을 종료하고 지난달 11일부터 정상 출근 중이지만, 잔업과 특근은 계속 거부하고 있다. 잔업 및 특근 불가로 인한 임금 손실은 통상 월 급여의 약 20~30% 수준으로 전해진다.

조합원 대부분은 지난 10월 진행된 파업 당시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이미 1인당 약 500~600만원의 임금 손실을 경험했다. 파업을 철회한 상황에서 잔업과 특근 거부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노조 지도부는 단속반인 이른바 ‘규찰대’를 조직해 조합원들이 잔업과 특근을 하지 못하도록 위압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포감을 호소하는 조합원들도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주말에도 규찰대가 나와서 우르르 몰려다니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서 불안하다”는 등 의견이 게시돼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근로자는 쟁의행위기간 중이더라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현장에 복귀해 근로할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속반 편성 및 위압적 분위기 조성으로 이를 억압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 행위”라고 설명했다.

힌편 현대트랜시스는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달 11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경영진 등 전 임원들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

사측은 금속노조 트랜시스 서산지회와 지난 6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진행해왔으나 노조가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 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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