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했더니 지갑이 텅"…3분기 가계 여윳돈 3.5조 줄었다

한국은행, 2024년 3분기 자금순환 잠정
가계 순자금운용액 37.7조…전분기비 3.5조↓
가계소득 늘었으나 주택 매수세에 여유자금 줄어
기업 순조달액 25.5조…전분기비 1.8조↑
  • 등록 2025-01-07 오후 12:00:00

    수정 2025-01-07 오후 6:48:03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윳돈이 3개월 사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분양물량이 확대되고 주택 취득이 증가하는 등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가 이어진 탓이다.

기업의 경우 당기순이익 축소와 고정자산 투자 증가 등으로 끌어 쓴 자금이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노진환 기자)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국내 가계, 비금융법인, 일반정부 등 경제부문 전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36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13조원) 대비 23조5000억원 증가했다.

순자금운용은 경제 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 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3분기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는 37조 7000억원으로 전분기(41조 2000억원)보다 3조 5000억원 축소됐다. 이는 올해 1분기 이후 2개 분기 연속 하락이다. 가계소득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으나 주택 취득 확대 등의 영향으로 여윳돈이 줄어들었다.

가계가 은행 등으로부터 조달한 금액은 19조 9000억원으로 전분기(14조 6000억원)보다 5조 3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기관 차입금을 중심으로 조달 규모가 확대됐다. 가계 자금운용 금액은 57조 6000억원으로 전분기(55조 7000억원) 대비 1조 9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축소됐으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보험 및 연금 준비금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김성준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아파트 입주물량과 개인 아파트 순취득이 전분기 대비 확대되는 등 부동산 취득 요인 때문에 운용 규모가 축소됐다”면서 “다만 3분기 순자금운용 총 규모(37조 7000억원)는 소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19조 7000억원)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기업(비금융법인)의 순조달 규모는 확대됐다. 기업의 고정자산 투자가 소폭 확대되고, 순이익도 축소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순조달액은 25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23조 7000억원) 대비 1조 8000억원 증가했다.

자금 조달액은 37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43조 7000억원) 대비 6조 3000원 줄었다. 채권이 순발행됐으나, 주식발행 규모가 줄어들면서 축소됐다. 대출, 채권, 주식 발행액은 각각 23조 4000억원, 3조 7000억원, 8000억원을 기록했다. 자금운용은 11조 9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20조원)보다 8조 1000억원 줄었다. 직접투자 규모가 축소되고,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등도 감소한 영향이다.

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8조 7000억원으로 전분기 순자금조달(1조 1000억원)에서 순자금운용으로 전환했다. 총수입은 전분기대비 소폭 축소됐으나 총지출 규모가 상반기에 집중된 영향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운용액은 8조 9000억원, 조달액은 -9조 7000억원이다. 운용액은 채권은 확대됐으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등이 감소하면서 축소됐다. 조달액은 재정증권 및 금융기관 차입금이 상환되면서 감소했다.

국외부문의 순조달 규모는 전분기 -13조원에서 -36조 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거주자의 해외채권 매입 규모가 늘어나고 비거주자의 금융기관 차입 순상환액이 줄어들면서 자금조달이 크게 확대됐다.

한편 가계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30배로 전분기(2.32배)보다 하락했다. 금융자산은 5429조 9000억원으로 21조 6000억원 증가했고, 금융부채가 2356조 2000억원으로 22조1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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