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기름값 24만원 들던 A씨, 유류세 인하로 3만원 아낀다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용인시 수지구에서 서울 양재역 인근으로 매일 왕복 40km를 자차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씨. 높아진 기름값에 부담을 느끼던 중 정부의 유류세 20% 인하 조치로 한달에 2만원 정도 기름값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추가 10%포인트를 인하할 경우 1만원 절감 혜택이 예상된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등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 상승세에 휘발유 등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정부가 다음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로 확대키로 했다. 휘발유보다 가격 상승폭이 큰 경유에 대해서는 유가에 연동한 보조금을 주고 택시 등 차량용 부탄(LPG) 판매부과금을 일부 감면한다.

정부는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에너지·원자재 가격 동향·대응 방안을 논의·확정했다.

우선 현재 시행 중인 휘발유·경유·액화프로판가스(LPG) 유류세 인하는 인하폭을 5~7월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한다. 인하 전, 20% 인하, 30% 인하에 따른 리터(ℓ)당 세금은 △휘발유 820원→656원→583원 △경유 581원→465원→407원 △LNG부탄 203원→163원→142원 등이다.

예를 들어 연비 10km/ℓ의 자동차로 하루 40km씩 한달에 1200km 정도를 운행하는 경우 ℓ당 휘발유 가격 2000원을 적용할 때 주유비는 약 24만원이다. 여기에서 유류세 20% 인하를 적용하면 약 2만원이 절감되고 추가 10% 인하시 3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유류세 인하폭 확대를 당장 시행할 수 없는 이유는 절차상 문제 때문이다.

(이미지=기재부)

정부는 이달 21일 차관회의와 26일 국무회의에 시행령 개정안을 안건으로 올려 처리할 예정이다. 유류세 인하분이 조속히 시장에 반영되도록 직영주유소 가격 즉시 인하 협조 요청과 알뜰주유소 평가 반영 등을 추진하고 민관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경유 가격 급등에 따른 대중교통·물류업계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5~7월 유가연동보조금도 추가 지원한다.

현행 경유 유가보조금은 현재 유류세율에 2001년 6월 당시 유류세율(ℓ당 약 183)과 차액을 지원 중이다.

이에 유류세를 인하할 경우 보조금이 오히려 줄어드는 맹점이 있어 기준가격인 ℓ당 1850원 이상으로 경유가격이 오를 경우 초과분의 50%를 지원키로 했다. 화물업계 등이 실제 부담하는 유류세분(183.21원/ℓ)은 최대 지원 한도로 설정했다.

(이미지=기재부)

서민 생계 지원을 위해서는 5~7월 택시·소상공인 등이 이용하는 LPG 판매부과금을 30% 한시 인하한다. 이는 ℓ당 12원 수준이다.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효과는 약 2조원으로 20% 인하 때보다 7000억원 늘어나게 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문 제는 가처분소득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하고도 민감한 사안”이라며 “물가 상승 제어를 통한 안정적 경제운용이 모든 경제주체의 윈-윈 길이므로 가계·기업들도 힘 모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