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사진 몇 장만으로 실시간 영상을 만들어 나노 규모 3차원 표면을 예측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앞으로 재료, 물리, 화학 분야 연구를 도와 반도체 웨이퍼 표면 분석 속도 개선, 생산 속도 정밀 측정 등을 통해 수율을 높이는 데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이정철 교수.(사진=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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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정철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현미경 사진을 이용해 3차원 표면을 예측하는 딥러닝 기반 방법론을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반도체 산업에서 원자현미경을 웨이퍼 소자 검사에 쓰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표면을 스캔한다는 점에서 측정 속도가 느리고, 높은 온도에서는 작동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접촉하지 않고 측정하는 광현미경을 이용했고, 딥러닝을 적용해 원자현미경으로 얻을 수 있는 나노 규모 3차원 표면을 예측했다. 인공지능 모델로 훈련시켜 입력 데이터에서 대상 특징을 추출하고, 추출한 특징에서 출력 데이터를 표현하는 인코더·디코더 구조를 활용했다. 광 현미경 사진을 하나의 변수로 표현하고, 변수에서 현미경 사진을 3차원 표면으로 계산해 나타냈다.
이 방법을 반도체 산업 센서, 태양전지, 나노 입자 제작에 쓰는 저메니움(게르마늄) 자가조립 구조 공정 분석에 쓴 결과, 광 현미경 사진을 이용해 15% 오차 수준 이내에서 1.72배까지 더 높은 해상도의 높이 지도를 예측했다.
특히 원자현미경으로는 제한됐던 높이 지도 측정을 1 제곱밀리미터까지 넓은 표면에서 기존 원자현미경 측정 속도 대비 10배에 해당하는 200 FPS까지 측정하도록 속도도 높이고, 극한의 열 환경에서도 측정이 가능한 방법을 제시했다.
이정철 교수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반도체 표면과 내부 구조에 대해 불연속적인 저해상도 광학 현미경 사진 몇 장만 이용해 연속적인 고해상도 원자현미경 동영상을 생성하는 첫 연구”라며 “극한 공정 중 실시간 나노 측정을 대체해 반도체, 첨단센서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Advanced Intelligent Systems)’에 지난해 12월 20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