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 후퇴에...“믿었던 사람이 바보지”

"후보 땐 취임 즉시 이병부터 200만원 보장한다더니"
20男 “뒤통수 맞아” 비판
  • 등록 2022-05-04 오전 11:48:29

    수정 2022-05-04 오전 11:48:29

[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표 공약이었던 ‘병사월급 200만원’이 후퇴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 정부의 병사 지원 제도와 큰 차이가 없고, 그나마 2025년에야 실시돼 당장 군 입대를 앞둔 20대 남성들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인수위가 준비한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3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은 2025년까지 병장을 기준으로 봉급에 자산형성프로그램을 더해 월 200만원꼴로 수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올해 병장 월급 67만원은 2025년까지 150만원으로 올리고, 여기에 적금 지원금 55만원을 국가가 보조해 월 205만원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당초 공약은 ‘취임 즉시 이병부터 봉급 200만원 보장’이었다.

공약이 원안보다 후퇴하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공약은 20대 남성들을 공략한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었다는 점에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월 입대를 압둔 A(22세)씨는 “차라리 취임 즉시 준다고 하지 말고 단계적으로 이행한다고 공약을 했어야 했다”며 “며칠 전까지도 강조를 해 기대했는데 믿었던 사람이 바보였다”고 토로했다.

온라인에서도 이 같은 반응은 이어졌다. 보수성향 2030 남성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잡음 속에서도 취임 즉시 시행한다고 단언해놓고 전 정부 탓을 하면 어떡하냐”며 “공약 불이행이 제일 나쁘지만 말 바꾸기도 그에 비견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애초에 무리한 공약이었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애초에 현실성이 없는 공약이었다”고 말한 한 누리꾼은 “당장 초급 간부 월급만 봐도 답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취임하기 전부터 이렇게 말을 바꾸는데 2025년에는 줄 것 같냐”며 “그때 되면 또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안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와 관련해 “대선 때 국민께 공약한 사안 중 일부 원안에서 후퇴한 점에 대해선 겸손한 자세로 국민께 반성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인수위가 문재인 정부가 남긴 적자재정의 세부사항을 보고 내린 고육지책이겠지만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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